고공행진하던 北 시장 쌀·옥수수 가격 다소 주춤…왜?

최근 양곡판매소 통해 곡물 판매…수입 식료품 가격 지난해 말 이후 완만한 하락세 이어가

지난 2018년 11월 북한 양강도의 한 시장에서 판매된 곡물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쌀 옥수수, 수수쌀, 쌀, 납작 보리쌀. /사진=데일리NK

고공행진하던 북한 시장의 곡물 가격이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최근 북한 당국이 양곡판매소를 통해 식량을 공급하면서 시장 곡물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4900원에 거래됐다. 보름 전인 지난달 18일 거래가(5000원)와 비교하면 보름여 만에 2%가 하락한 것이다.

다른 지역 시장의 쌀값도 비슷한 하락세를 보였다. 4일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쌀 1kg 가격은 5000원으로, 직전 조사 때 가격(5100원)보다 2%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강도 혜산 시장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하락폭이 조금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혜산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5300원에 거래돼 지난달 18일 당시 가격(5500원)보다 3.6%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의 강냉이(옥수수) 가격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4일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옥수수 1kg 가격은 2600원으로, 보름 전보다 3.7% 하락했다. 다만 같은 날 혜산 시장의 옥수수 1kg 가격은 3000원으로 보름 전 조사 때와 동일했다.

상승세를 보였던 북한 시장의 곡물 가격이 소폭 하락한 것은 양곡판매소에서 식량 판매가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달 하순께 양곡판매소를 통한 곡물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의 경우 양곡판매소에서 쌀이 판매되지는 않았지만, 인근 시장보다 400~500원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옥수수가 판매됐다.

또 복수의 내부 소식통을 통해 파악한 결과,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양곡판매소를 통한 곡물 판매가 이뤄졌다.

그런가 하면 최근 북한 시장에서는 수입 식료품 물가가 전반적으로 소폭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수입 식용유는 1kg에 1만 1800원에 거래돼 보름 전인 지난달 18일보다 200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표적 수입 식료품인 설탕 가격도 소폭 하락했는데, 지난 4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설탕 1kg 가격은 8700원으로, 지난달 18일 당시보다 300원 내려갔다.

다만 수입 밀가루 가격의 경우에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4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밀가루 1kg은 8100원에 거래돼 보름 전 조사 가격보다 1.25%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 식료품 가격은 지난해 말 이후 완만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는데, 북한 당국이 수입을 확대하면서 북한에 반입되는 수입 식료품의 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