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위사령부 창립절에 정전 사태…예정된 행사 미뤄져 ‘소동’

1호 축하문 전달하고 최고지도자에 대한 절대 충성 강조…"수령 위해 목숨 바치는 것 최고의 영광"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 오후 일정을 시작하기 위해 경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한국 공동 사진기자단

북한 최고지도자 경호를 담당하는 호위사령부가 지난 24일 창립절을 맞은 가운데, 당일 새벽 발생한 정전 사태로 오전에 계획됐던 행사가 지연되는 소동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창립절 당일 새벽 정전으로 호위사령부 지휘부 직속 구분대 군인종합식당의 아침 준비가 늦어지면서 오전에 예정돼 있던 행사 일정들이 모두 늦춰지는 일이 벌어졌다.

호위사령부는 창립절을 명절로 여겨 하루 휴식하는데, 이날 일과는 평상시보다 한 시간 늦은 7시 기상, 8시 아침 식사, 9시 꽃다발·꽃바구니 증정, 10시 축하문 전달, 이후 체육 경기 진행 등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당일 새벽 갑자기 전기가 끊기면서 식당에서 밥솥을 쓰지 못해 군인들 아침 식사를 제시간에 보장하지 못했다. 이에 호위사령관, 정치위원, 부사령관들이 구분대를 돌며 기상 후 마냥 대기하고 있는 군인들을 살피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결국 아침 식사는 계획보다 두 시간 늦어진 10시에 하게 됐고, 동상 꽃다발·꽃바구니 증정은 11시에, 창립절 축하문 전달식은 바로 이어서 11시 30분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축하문 전달식에 참석하기 위해 내려온 중앙당 간부들이 한 시간 반가량을 기다리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호위사령부는 창립절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1호(김 위원장) 축하문 전달 모임이 호위사령부 전체 장령, 군관, 군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호위사령부 본부 군인회관에서 진행됐다”며 “여기서 중앙당 일꾼은 ‘혁명의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호위사령부 군인들 속에도 수령을 위해 한목숨 바치는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여긴 항일혁명투사들을 따라 배워야 한다’며 최고사령관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김 위원장 명의로 된 축하문에는 ‘전체 호위사령부 장병들이 항일의 전구(戰區)에서 사령관(김일성) 동지만을 굳게 믿고 따르며 혁명의 사령부를 결사옹위한 경위 대원들처럼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 호위하는 불사신들로 준비해 나갈 것을 굳게 믿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축하문에는 ‘호위사령부 전체 부서, 구분대 지휘관들은 새세대 군인들을 수령을 위해 한목숨 바치는 투사들로 준비시켜야 하며 혁명의 수뇌부에 대한 호위가 조국과 인민의 생사존망과 직결된 최고의 사명임을 뼛속 깊이 새기도록 부대 내 정치사상 교양의 도수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포함됐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수령님(김일성)은 호위사령부 창립절에 명절 공급과 배려가 컸지만, 장군님(김정일) 때는 공급이 줄고 배려도 일반 부대와 다를 바 없었다”며 “지금은 원수님(김정은)의 관심으로 호위사령부에 대한 공급과 배려가 좋아지고 있다는 인식을 줘 호위부대 군인들의 자부심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