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격교육대학 입시 도중 정전이?…초유의 재시험 사태

시험장소인 도 도서관 이중 전원보장체계 갖춰지지 않아…책임자들 비판서 쓰고 경고 받아

평양컴퓨터기술대학
평양컴퓨터기술대학.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 부속 강원도 원격교육대학이 최근 대학 입학시험을 원격으로 치르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해 재시험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데일리NK 북한 강원도 소식통에 따르면 김책공대 부속 강원도 원격교육대학 입시생들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도(道) 도서관에 모여 원격시험체계로 입학시험을 치르는 과정에 정전 사태가 벌어져 ‘시험을 무효로 하라’는 내각 교육위원회 지시가 내려오고 시험문제를 다시 출제해 일주일 후 재시험을 치르는 일이 있었다.

내각 교육위원회는 이번 일로 강원도 교육부에 엄중 경고를 내리고 강원도 당위원회에도 통보해 입시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를 사건화했다는 전언이다.

원격교육대학은 중앙대학들이 지방대학이나 기업소 현장의 공장대학을 부속으로 두고 원격으로 가르치는 교육기관으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 방침에 따라 대학 원격수업 및 원격시험체계를 도입했다.

도에 모여 예비시험(수능)을 치르고 본 대학에서 본시험(대학별 고사)를 치르는 일반 대학의 입시와 달리 원격교육대학 입시는 컴퓨터망을 통해 원격으로 진행된다.

올해 김책공대 부속 강원도 원격교육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들도 망이 설치된 도 도서관에 모여 원격시험을 치렀는데, 시험장소인 도 도서관에 이중 전원보장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정전 사태가 빚어지면서 결국 시험이 무효로 처리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발전기와 전압조절기 등 설비를 급히 보강하고 내각 교육위원회에서 시험문제를 다시 출제해 일주일 뒤 재시험이 치러졌다는 설명이다.

통상 북한에서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는 대학별 고사가 진행되는 시기지만, 이 기간에마저 정전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북한의 전력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소식통은 “강원도 교육부가 중앙대학 부속 원격교육대학 입학시험 장소인 도 도서관들과 기업소별 과학기술 보급실들에 이중 전원보장체계를 필수적으로 갖출 데 대한 지시를 평소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고 시험 전에도 재점검하지 않았다는 점이 크게 다뤄졌다”며 “이에 도 교육부와 송배전소 기관장들이 비판서를 쓰고 경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19년 헌법을 개정하면서 “온 사회를 인테리화한다”는 조문(제40조)을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를 다그친다”로 바꾼 바 있다. 김정은 시대 북한 교육정책의 핵심 목표로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 실현을 강조하면서 원격교육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다른 도들에서는 중앙대학 부속 원격교육대학 입학시험이 예정대로 다 끝났으나 강원도만은 정전으로 일주일 뒤 재시험을 치르면서 아슬아슬하게 입학시험을 끝냈다”며 “이렇게 시험문제를 다시 만들고 다시 시험을 치른 것은 김책공업대학 부속 원격교육대학이 생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 교육부는 이번 사태 이후 이중 전원보장체계를 필수적으로 갖추지 못한 도 도서관들과 기업소별 과학기술 보급실들을 재점검해 문제를 퇴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