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대 들어가려 교수에 뇌물 줬다가 입학 포기하고 신소

입학 위해 그랜드 피아노 뇌물로 바쳐…마음에 안드는 학부에 가게 되면서 교수와 갈등

김일성종합대학
김일성종합대학. /사진=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 캡처

김일성종합대학(김일성대) 입학을 위해 뇌물을 바친 평안북도 신의주시 한 학생의 가족이 입학을 포기하고 뇌물을 받은 대학교수를 중앙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신의주1고급중학교 졸업생이 김일성대 대학교수와의 비법(불법)적인 거래로 입학은 했으나 학부에 만족하지 못하여 불만을 표하다 교수와 갈등을 빚었고, 결국 입학을 포기하고 교수를 중앙에 신소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학생의 집안은 경제적으로 든든한 것으로 소문이 났으며, 부모는 지난 3월 초순 김일성대 입시 결과가 발표되기 전 1~2점의 미세한 점수차로 자식이 불합격될 것을 미리 알게 돼 이를 수습하고 어떻게든 김일성대에 들어가려 지인을 통해 대학의 한 교수와 접촉했다.

이 과정에 교수는 그랜드 피아노 한 대면 자식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원하는 학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심지어 대학에서 공부하는 전 기간 건설이나 농촌지원 같은 동원에도 빠질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부모는 교수의 말대로 돈을 모아 그랜드 피아노를 어렵게 구해 평양으로 올려보내 자식을 김일성대에 보내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원치 않는 학부에 든 것으로 크게 실망해 교수와 다투게 되면서 교수로부터 갖은 모욕을 당했다”고 말했다.

실제 교수는 “말이 1~2점 차이지 얼마나 공부를 못했으면 시험을 이렇게 한심하게 쳤느냐. 돈을 억수로 퍼부어도 부족할 판에 학부 배치까지 논하느냐. 그럴 거면 처음부터 지방대나 보낼 것이지”라며 부모에게 막말을 퍼부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학생이 가게 된 학부는 일반 학생들뿐만 아니라 본인도 원하지 않는 학부로,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도 발전이 없고 배치 문제로 고민해야 할 게 뻔해 결국 김일성대 입학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리고 부모는 교수로부터 모욕을 당한 것에 화가 나 중앙당에 신소했다”고 전했다.

이 부모는 김일성대 외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양외국어대학, 김원균음악대학, 평양의학대학 등 내로라하는 중앙대학들에 들어가려면 그랜드 피아노 한 대는 각오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신소했고, 이것이 접수돼 현재 중앙대학 교수들의 집에 있는 그랜드 피아노 입수 경위에 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문제의 중심에 있는 대학교수는 학기가 시작됐지만, 이달 중순부터 수업 정지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