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강원도에서 대학 입학시험에 떨어진 학생들과 그 부모들이 시험 결과가 불공정하다고 항의하면서 들고 일어나 대학들에 대한 검열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지난 3월 중순에 대학입시 결과가 발표되어 대학 신입생들의 입학이 확정되고 1일 입학식까지 진행됐으나 입시 결과가 공정치 못하다는 주민들의 신소가 연이어 제기되면서 강원도 당위원회 교육부가 검열에 나섰다”며 “이에 강원도의 대학들이 시험지 검열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지난 2월 초순 대학 입학시험이 끝나고 한 달 뒤인 3월 초순 시험 결과에 따른 입학증서를 합격자들에게 개별 통보했으며, 대학마다 입시에 통과한 학생들의 이름을 벽보판에 나열했다.
입시에 떨어진 학생들과 그 부모들은 저마다 대학을 찾아 벽보판을 보고 결과를 확인했는데, 그 과정에 평상시 실력이 우수했고 입학시험에도 당당했던 학생들이 눈물보를 터뜨리며 결과가 공정치 못하다고 분통함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범대학, 의학대학 등 입시 수요가 많은 대학에서 학생들과 그 부모들이 ‘필시 부정이 통했다’면서 주저앉아 통곡해 눈물바다가 됐다고 한다.
이후 도당 교육부에 주민들의 신소가 제기됐고, 그중에서도 원산의학대학과 원산사범대학의 입시 부정에 관한 신소가 많았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에 도당은 김일성 생일(4월 15일, 태양절) 전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검열 중에 나타난 일부 결과들에 의하면 원산의학대학과 원산사범대학 당위원회와 교무부를 비롯해 많은 간부들이 개입해 입시생들로부터 엄청난 뇌물을 받은 것으로 요해(파악)됐고, 원산수산대학과 원산교원대학도 검열에서 공정치 못한 문제들이 드러나 대학 간부들이 바빠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해마다 대학 입시의 공정치 못한 결과 때문에 주민들이 난리를 치고 대학 당위원회 간부나 교무부 일꾼들이 해임, 철직되나 이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이라면서 “그래서 주민들은 이번에 문제 해결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또 이런 일이 이어질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검열에 따라 결과도 달라져야 하지만 지난해에도 신소가 제기되고 검열이 붙였는데도 확실하게 해결된 것은 없었다’는 등 전례를 들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도당 교육부는 검열 조사 인원을 더 늘려 도내 모든 대학을 다 들여다보면서 깐깐하게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각 대학에 경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