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노동당이 생산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유급 당 간부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얼마 전 평안남도 당위원회 토요 행사에서 한 간부는 공장, 기업, 농장을 담당하는 당 조직 책임자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무자비한 투쟁을 전개한다고 거품을 물고 주의를 주었다고 한다.
당·행정 간부들이 다 함께 참가하는 토요 행사에서 당 간부들의 결함에 대해 발언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당의 권위를 훼손시키는 행위가 조직의 내부규정에 의해 엄격히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하부 당 간부들의 생각이 노동당 지도부와 같지 않다는 것을 상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식통에 의하면 현재 현장 당·행정 간부들의 연령대는 40~50대로, 이들 모두는 이른바 ‘미공급’으로 인한 대량 아사의 참사와 강도적인 2009년 화폐개혁을 직접 체험하면서 최고지도자와 노동당에 대한 신뢰가 그렇게 높지 못한 사람들이다.
비록 그들은 권력의 자리에 있으면서 일반 주민보다 조금 나은 상태에서 생존하고는 있지만, 직간접적으로 인권유린을 겪고 있다. 일부 북한 출신자들은 하부 당·행정 간부들도 감시당하고 통제받는 것은 마찬가지이며, 앞장에 서는 등의 행위를 해야 하는 것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말하기도 한다.
최근 북한의 노동신문을 비롯한 어용 출판물에는 ‘결사옹위’, ‘무조건’이라는 단어와 함께 ‘방탄벽’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방탄벽’의 사전적 의미는 탄알을 막는 벽이며, 방탄벽은 탄알을 막거나 차단하기 위해 모래 자루 따위로 막는 시설이다. 쉽게 풀어서 이야기하면 하부 당·행정 간부들에게 ‘모래 자루’가 되라는 것이다.
북한의 하부 당·행정 간부들은 이정표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지난 70년 넘게 무조건적인 충성을 강요당해 왔지만, 아직도 충성을 바쳐야 하고 이제는 방탄벽이 그들의 인생 목표가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어려운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한 표현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노동당 지도부의 본심을 아는 이는 본능적으로 정상적 경로에서 이탈했음을 감지한다.
북한의 하부 당·행정 간부들은 위계적 조직에서 노동당 지도부가 만든 규범에 속아 현재의 시스템이 정상적이라는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길지 않은 인생의 진정한 삶의 목표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