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길거리 장사 단속이 완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달 20일부터 혜산시에서 길거리 장사에 대한 단속이 완화돼 현재까지도 단속이 특별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혜산시에 졀량세대가 늘어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으로 길거리 장사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라는 양강도 당위원회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에서 길거리 장사는 등 사회적 질서를 어지럽히는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행위로 이미 오래전부터 단속돼왔다. 특히 북한은 코로나19 이후 방역을 명목으로 단속을 한층 강화했다. 이에 길거리 장사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이 단속원들에게 쫓기며 물건을 뺏기지 않으려 기를 쓰고 도망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런데 지난달 20일부터 길거리 장사 단속이 완화돼 판매가 금지된 물건을 파는 경우를 제외하면 길거리 장사를 크게 단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속 완화 기간은 특별히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에 현재 혜산시 장마당 주변 골목이나 주민들이 모여 사는 동네 길목들에서는 길거리 장사를 흔히 볼 수 있고, 장사하는 주민들도 단속원들에게 쫓길 걱정 없이 장사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물건이 잘 팔리지 않아 길거리 장사로 큰 소득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실제 소식통은 “길거리 장사로 수익을 내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워 여전히 많은 주민이 생활난을 겪고 있다”며 “장마당도 그렇지만 길거리에도 물건을 파는 사람만 많다. 사려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나타나면 장사꾼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서로 가격 낮추기까지 하는데 그렇게 물건을 파니 이윤을 얼마 남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옥수수 1kg을 살 수 있을 만큼의 벌이도 안 돼 죽물로 허기를 달래는 사람들이 많다”며 “주민들의 생계 걱정은 여전히 큰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길거리 장사가 가능해졌어도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길거리 장사 단속을 완화했다는 것은 현재 주민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지금 주민들 속에서는 ‘지금 같아서는 보릿고개에 가서 굶주림으로 인한 무리죽음이 날 것 같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다만 주민들은 단속돼도 단속되지 않아도 벌이가 안되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그렇다면 단속 걱정 없이 마음이라도 편하게 장사하는 것이 낫다면서 단속이 완화된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일시적 조치일 뿐이라는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태양절(4월 15일, 김일성 생일)이 있는 내달 초부터 다시 길거리 장사 단속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