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풍서군에서 10대 아들이 친모를 살해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11일 “지난달 말 양강도 풍서군의 한 10대 소년이 두 부모가 다 교화에 가고 오랫동안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마침내 출소한 엄마와 함께 살게 됐으나 끝내 엄마를 살해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이 고향인 이 소년은 부모가 국경에서 밀수, 인신매매 등 불법적인 일을 하다 교화형을 선고받아 수감생활을 하게 되면서 일찍이 홀로 남겨졌다.
소년이 친척들에게도 외면받아 오갈 데 없게 되자 인민반과 동 안전원이 그를 중등학원에 맡겼으나 그곳에서도 배고프고 외롭게 지낸 소년은 뛰쳐나와 시장가 주변에서 방랑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소년의 친부는 교화소에서 사망하고 친모는 올해 봄 출소했는데 고향인 혜산으로 가지 못하고 풍서군에 추방돼 소년도 친모와 함께 풍서군에서 살게 됐다.
소식통은 “소년은 엄마와 함께 집도 없이 풍서군 살림집 건설 돌격대의 사무실 옆에 있는 작은 창고에 가마 한 개를 걸어놓고 살았다”며 “엄마는 낮에 돌격대에서 일하고 밤에는 풍서군의 개인 숙박집에서 일을 해주고 간신히 살아가던 중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소년은 지난달 말 집안의 전 재산인 쌀 5kg을 들고 나가 팔아 담배와 술을 사는 비행을 저질렀는데, 이에 엄마가 화를 내자 흉기를 휘둘러 엄마는 살해했다.
살인을 저지른 소년은 흉기를 든 채로 인민반장을 찾아가 자수했고, 이후 도 안전국과 군 안전부가 모두 총출동해 소년을 구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년은 조사에서 엄마가 교화갔다 온 추방자 가족이라는 것으로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했으며, 이에 늘 가슴 한구석에 부모를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 중등학원에서도 범죄자의 자식이라고 선생들에게 괄시받고 매일 학원의 변소에서 변을 치우는 일을 했다면서 그때마다 언젠가 자신을 이렇게 만든 부모에게 복수하겠다는 마음을 다졌다고도 진술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안전원들은 소년을 측은하게 여기면서 아이들을 편견 없이 보살펴야 하는 곳에서부터 차별하고 막대하니 소년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 소년을 이렇게 만든 책임이 있는 중등학원을 조사해봐야 한다는 제의서를 도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가족의 비극을 전해 듣게 된 고향 혜산시 주민들은 ‘살기 어려운 주민들에게 길을 내어주지는 못할망정 밀수죄로 다 잡아가니 풍비박산 난 가족이 한둘이 아니다’며 국가에 화살을 돌려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