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영화·드라마 요구하는 北 무역업자 늘어…돈벌이 쏠쏠

중국 콘텐츠에 대한 통제 한국 것보다 덜 해…안전하게 돈벌이하는데 안성맞춤

지난 2019년 압록강철교(조중우의교)를 통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으로 향하는 있는 차량. /사진=데일리NK

북·중 간 다방면적인 물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영화나 드라마로 돈벌이하는 북, 중 무역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중국영화와 드라마가 담긴 USB를 수입하겠다며 중국 무역업자들에게 물건을 요구하는 북한 무역업자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소식통은 “최근 5년간 나온 우리(중국) 영화나 드라마를 담은 메모리(USB)를 요구하는 조선(북한) 대방(무역업자)들이 요즘 무척 늘었다”며 “우리 쪽도 조선 쪽도 대방들이 메모리로 쏠쏠하게 돈벌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선 대방들이 메모리를 들여가면 평양과 신의주, 함흥, 원산 같은 대도시에서 복사해서 전국 시내로 도소매하는 게 지금의 추세”라며 “조선이 우리 영화나 드라마에 비교적 관대해 조선 사람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라고 했다.

북한 당국은 북한 무역업자들이 중국영화나 드라마가 담긴 USB를 중국에서 수입해와 복사해 되팔아 돈벌이하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눈을 감고 있어 북한 무역업자들이 수입에 특별히 제약을 받지는 않는다고 한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 이른바 ‘한류’를 막는 대체 수단으로 중국영화와 드라마를 이용하려는 게 북한 당국의 전략이라고 소식통은 평가했다.

소식통은 “코로나로 국경봉쇄가 강화된 시기에는 무역 자체가 쉽지 않아 양쪽(북중) 대방들이 문화 오락 콘텐츠를 사고파는 일에 사활적이지 않았는데, 국경이 점점 완화되자 여러 방면에서 돈벌이만 된다고 하면 대방들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메모리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메모리 사업에 뛰어든 조선 대방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중국영화, 드라마 종류는 최신 무협물”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수입된 중국영화나 드라마의 주요 수요층은 북한의 중장년들로 알려졌다.

북한의 10~30대 청소년, 청년들은 여전히 한국 콘텐츠에 더 열광하고 있지만, 중국 콘텐츠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가 한국 것보다 훨씬 덜해 안전하고 안정적인 돈벌이를 원하는 북한 무역업자들이 이 사업에 지속 뛰어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소식통은 “조선의 젊은 층은 중국영화나 드라마가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대체할 수 없다고 여기겠지만 안전하게 돈벌이하는 것이 우선인 대방 입장에서는 중국영화나 드라마가 든 메모리를 들여가 파는 사업이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