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해군절을 맞아 2012년 집권 후 처음으로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가운데, 해군 내에서는 이를 두고 다양한 반응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해군절을 맞아 딸 김주애와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축하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시 연설에서 “현 정세는 해군이 전쟁 준비 완성에 총력을 다해 상시적으로 임전태세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 해군은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핵억제력의 구성 부분으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군력 증강을 강조하면서 해군에 전술핵을 실전 배치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1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이를 두고 해군 속에서는 ‘신형 무기와 배가 있어도 전쟁을 치를 연유(燃油)가 없는데 어떻게 전쟁 준비를 완성할 수 있겠냐’, ‘배나 장비 기재가 충분해도 기름이 없으면 파철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특히 해군 내에서는 ‘지금 해군 전체가 보유하고 있는 연유량이 전쟁이 터지면 하루나 이틀밖에 못 버틸 양’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또 ‘해상 전투 시 자폭을 해서라도 승리하기 전에는 돌아오지 말라고 하는데 연유가 없으니 돌아올 때 쓸 기름이 없어서 이렇게 사상교육하는 것 아니겠냐’는 비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유 부족이 심각해 전투는커녕 훈련을 치르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는 게 해군 내부의 전반적인 평가이며, 대부분은 전쟁에 임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려면 전시용 연유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 ‘남쪽이 막혀 있어 동·서함대가 연합작전이 안 되는데 사상 주입만으로 적을 파괴시킬 수 있겠냐’, ‘사상 정신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전술 작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축하 연설에서 “사명을 수행함에 있어서 군사기술적 장성이 동반되고 중시돼야 하지만 그보다 앞서 싸움은 정신 사상적 대결”이라며 사상 무장을 강조한 데 따른 비판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해군 내에서는 당시 행사에 동행한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두고 여러 가지 뒷말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자제분은 항상 따님만 따라다니는데 아드님이 없다면 우리는 장차 여성 최고사령관을 모셔야 하는 것인가’, ‘예전에 장군님(김정일)께서 원수님(김 위원장)과 함께 해군사령부 현지지도에 오셨을 때와 같은 의미로 자제분을 데리고 온 것이라면 여성 최고사령관이 나온다는 얘긴데 과연 여성 최고사령관에 인민군대가 움직일지 모르겠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여성인 김주애가 군을 지휘할만한 통솔력이 있을지 의구심을 표하는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에게 친근감을 느꼈다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 ‘책임 전대장, 정치위원, 책임 지휘관들을 데리고 중대 오락회하듯이 웃고 얘기하는데 격식과 틀이 없어서 좋았다’, ‘일반 40대 중년 남자가 말하듯 편한 입말식이었다’, ‘친혈육 같은 정을 느꼈다’는 등의 언급도 있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해군사령부는 ‘해군에 대한 믿음을 표시해 주신 것에 충성으로 보답해야 한다’며 해군절 다음날인 29일 오전부터 전체 해군 병력이 참여하는 충성의 궐기모임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