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김에 반동적 발언한 해주시 청년 3명 정치범수용소행

'남조선으로 가는 뱃길 잘 익혀두고 있다 뛰면 그만'…자수했으나 결국 사회와 격폐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남도 강령군. 산중턱에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만세’라는 구호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이달 중순 황해남도 해주시의 군 입대 탄원자 3명이 반동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직장에 다니면서 올가을 군 입대에 탄원한 청년 3명이 모여서 술을 마시다가 술김에 반동적인 발언을 했는데, 자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용서받지 못하고 사회와 격폐됐다”고 전했다.

같은 직장에 다니는 이 청년들은 가을 입대 탄원자로 군사동원부를 들락거리면서부터 ‘이제 군대에 나가면 언제 다시 만나겠느냐’며 더 자주 만남을 갖고 어울리다가 술김에 문제가 될 만한 발언들을 해 반동으로 취급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술자리에서 ‘군에 입대하기 전 중국과 남조선(남한) 지리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전쟁이 일어나면 뛰어야 하니까 뛰는 연습부터 하고 있어야 한다. 황해남도 사람들인 우리는 남조선으로 가는 뱃길을 잘 익혀두고 있다가 중국이든 남조선이든 쉬운 쪽으로 뛰면 그만이다’라는 말을 나눴다.

또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김정은 동지를 목숨으로 보위하기 전에 우선 가족들의 목숨을 보위하고 지켜내는 것이 사내대장부가 해야 할 일이다. 가족도 못 지키면 무슨 나라를 지키겠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이들은 이런 발언을 누가 듣지는 않았을지 염려된다면서 후에 제기되면 반동으로 취급당할 수 있으니 먼저 직장 당위원회와 보위부에 자수하자고 결의했다고 한다.

실제 이 3명은 곧바로 직장 당위원회와 보위부를 찾아 자신들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실토하고 다시는 반애국적, 반당적인 발언들을 하지 않겠다는 반성문과 비판서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달 중순 열린 노동당 황해남도 군사위원회에서 이들은 입대 탄원자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문제시됐고 결국 반동으로 몰려 정치범수용소에 가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도 군사위원회에서는 여느 때 같으면 교양 처리로 넘길 것이지만, 정세가 긴장한 때에 용서할 수 없는 행위를 했다고 낙인하고 전시법으로 이들을 처리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