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김책시에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유일무이한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선전에 한 주민이 노골적으로 비난했다가 반동 행위로 간주돼 붙잡혀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이달 초부터 선거와 관련해 기동선전대의 선전·선동이 도내의 온 거리와 시장가들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김책시에서 이를 듣고 있던 한 주민이 한숨을 내쉬며 비난했다가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이하 연합지휘부)에 끌려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학생·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공장 기동선전대들이 활동에 나서면서 ‘유일무이한 우리식 사회주의는 우리밖에 가질 수 없는, 창조할 수도 없는, 이룩할 수 없는 사회주의다’, ‘이번 선거기간에 우리식 사회주의를 반석같이 다져야 한다’는 사상을 집중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선전대들은 마을은 물론 공공장소와 장마당 앞, 광장이나 공터, 기업소 회관들을 순회하면서 선전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이달 중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마당 근처에서 기동선전대의 선전 활동이 진행되는 와중에 한 주민이 반어적인 말로 빈정대며 비난했다가 연합지휘부에 끌려가는 일이 벌어졌다.
그는 60대 남성 주민으로, 기동선전대가 ‘유일무이한 우리식 사회주의’를 언급할 때 “맞지. 우리나라는 우리밖에 못 만들지. 전기가 안 오고, 강냉이(옥수수) 짚으로 엮은 야외 변소간을 쓰고, 물이 안 나와 겨울철에도 물통을 이고 다니는 이런 나라가 21세기에 우리뿐이니 유일무이하지”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리거나 옆 사람에게 노골적으로 이야기했다가 잡혀갔다고 한다.
당시 현장에 있던 보위부 협력자가 시장 관리 담당 보위원에게 이 내용을 신고하면서 당일 오후에 곧바로 김책시 연합지휘부의 체포조가 해당 60대 남성을 묶어 호송해 갔다는 전언이다. 그를 밀고한 보위부 협력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끌려간 주민은 한때 무역대표부의 부대표까지 했던 사람으로 잘 나가다가 50대 중반에 문제가 생겨 보위부에 잡혀가 2년 정도 후에 겨우 살아나왔으며, 탈모로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앙상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나타났다”며 “이후 청진시에서 살던 집을 팔고 김책시에 내려와 장마당에서 담배 장사를 하다가 이번에 말실수로 봉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현재 그와 관련해서는 선거기간에, 그것도 어쩌다 한 말이 아니고 선전 활동이 이뤄지는 와중에 반박하는 반동적인 말을 한 것이니 풀려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그의 말이 맞는 말이긴 하지만, 속으로나 생각하지 왜 드러내고 말을 읊조렸느냐고 내적으로 이야기하면서 그를 누가 고발했는지, 옆에 있는 사람도 그 누구도 믿지 말고 우선은 입 건사를 잘해야 한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