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년, 안보리 北인권 공개회의서 “독재 영원할 수 없어”

북한인권 회의 2017년 이후 6년 만…탈북청년 인권침해 증언하며 일침 날려

1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회의가 열렸다. /사진=United Nations 유튜브 화면캡처

2017년 이후 약 6년 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한 공개회의가 열린 가운데, 이 자리에 참석한 탈북청년 김일혁 씨가 “독재는 영원할 수 없다”며 북한 정권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김 씨는 17일(현지시간) 열린 안보리 공개 회의에 시민사회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이 같이 말하면서 “더 이상 죄짓지 말고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라”고 일갈했다.

김 씨는 “우리는 단 하나의 미사일에 쓰이는 돈이 3개월 동안 우리를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북한 정부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오직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핵무기를 개발하고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선전물을 만드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북한 주민에겐 인권도, 표현의 자유도, 법치주의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자리에서 친척이 수개월간 구금시설에서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는 사실을 증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 정권의 잔혹한 인권 유린이 불법 무기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제 평화와 안보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된 북한 인권 문제에 안보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대사 역시 북한 정권이 주민들을 위해 써야 할 자원을 핵무기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반면 경솽 유엔 주재 중국 부대사와 드미트리 폴랸스키 러시아 차석대사는 북한을 두둔하며 대북 제재 완화를 언급했다. 

당초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대로 안건 상정을 위한 절차 투표를 거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예상과 달리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 입장을 표하지 않아 절차 투표 없이 북한 인권 문제 안건이 곧바로 의제로 채택됐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대북 인권 침해 규탄 성명이나 제재 결의안 채택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토머스-그린필드 미국 대사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을 규탄하며 유엔 회원국들에 문제 해결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