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정성을 쏟아 제사를 올리는 주민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16일 함경북도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코로나로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주민들이 조상의 생일제나 기일제를 거의 지내지 않고 지나 보냈는데 최근에는 끼니를 거르더라도 제사에 지극 정성을 보이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에서는 심각한 생활난을 겪거나, 갖가지 이유로 보위부와 안전부 등 단속기관에 불려가 조사를 받거나, 인민반장의 지속적인 지적과 잔소리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무속인을 찾아다니며 운수를 점치고 그간 소홀히 했던 조상 제사에도 정성껏 임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회령시의 50대 여성 박모 씨는 지난 6월 불순녹화물 시청 죄로 7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아들과 이웃을 폭행한 죄로 4개월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은 남편의 액운을 물리친다며 점집을 찾았다.
해당 점집의 무속인은 “조상들을 정성껏 잘 모셔야 집안의 모든 일이 잘 풀리고 평안하다. 그렇지 않으면 집안에 화가 끊이지 않을 테니 굶더라도 제사를 지내라”고 일러줬고, 이후 박 씨는 코로나 이후 생계난으로 제사를 넘겨 보낸 것을 반성하며 정성껏 제사를 지냈다.
소식통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다 보니 미신에 기대려는 주민들이 적지 않은데, 조상을 잘 모시지 않아 화를 입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아무리 생활이 어려워도 음식을 정성껏 준비해 제사를 지내면서 ‘앞으로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빌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눈뜰 때부터 눈 감을 때까지 먹고 살 걱정만 해야 하는 생활에 얼마나 지치고 지쳤으면 없는 살림에 제사 음식까지 마련해서 제를 지내겠느냐”며 “생활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뭐라도 하려고 하는 지금 우리나라(북한) 사람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편적 실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