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10대 소년들이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노인들을 상대로 도둑질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최근 평성시에서 10대 소년들이 학교에도 가지 않고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도둑질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일부 10대 소년들은 학교에 가는 것처럼 집을 나와서는 등교하지 않고 도둑질을 하고 있다.
특히 소년들이 주요 표적으로 삼는 것은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노인들인데, 노인들이 힘도 없고 약한 데다 빠르지도 않아 물건을 도둑질해 달아나도 쫓아와 잡을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하순 평성시 한 소학교의 같은 반 학생 5명이 등교하지 않고 골목에서 담배와 먹거리를 판매하는 60대 노인의 물건을 도둑질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이들은 노인을 밀어 넘어지게 한 뒤 각자 물건을 챙겨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성시 역전동에서도 지난달 하순 60대 노인이 10대 소년들에게 판매용 사탕과 강정, 담배 등을 도둑질당하는 일이 있었다. 소년들은 물건을 살 것처럼 노인에게 접근해서는 가판대를 뒤엎었고, 그렇게 널브러진 물건들을 주워 순식간에 달아났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학교에 가면 수업은커녕 매일 경제적 과제가 부여돼 사회적 부담만 늘어나니 학생들이 등교를 안 하려 하고,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는데 어려서 외상도 받아주지 않으니 도둑질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소년들은 훔친 물건 중에 팔아서 돈이 될 만한 물건을 살림에 보태라고 부모들에게 가져다주고 있다”며 “자식이 생계난에 도둑질하는 것을 보고 가슴 아파하지 않을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으며, 또 이런 일을 겪으면 부모로서 얼마나 큰 죄책감에 시달리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평성시의 한 주민은 어느 날 자식이 담배 두 갑을 가지고 와서는 이것을 팔아 쌀을 사라고 하는데 심장이 땅에 내려앉는 기분이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한다.
자식에게 어디서 난 물건이냐 물어도 대답하지 않아 계속 다그쳐 물었고, 그제야 어렵게 입을 떼 훔쳤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다른 때 같으면 매를 들고 크게 혼냈을 텐데 눈물이 나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 주민의 이야기였다.
소식통은 “꽃제비도 아니고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 도둑질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면서 “어린 소년들이 살림에 보태기 위해 도둑질에 나설 정도로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에 주민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하루빨리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