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고기 요리경연 등수 못 든 단위들에 과중한 수매과제 내려져

1, 2, 3등에게는 상금 등으로 포상하고 나머지 단위에 "단고기 150kg씩 내라" 지시해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의 경성 단고기(개고기) 집에서 주민들이 음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삼복철을 맞아 북한에서 단고기(개고기) 요리경연이 진행된 가운데, 평안남도가 성적이 좋은 상위 3개 단위에 상금 등으로 포상하고 그 외 단위에는 과중한 단고기 수매계획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초복을 앞두고 내려온 조선요리협회의 지시에 따라 지방별로 단고기 요리경연이 진행됐으며, 평안남도에서는 평성에서 예선, 준결승을 거쳐 17일 결승 경연을 끝내고 도 대표로 뽑힌 단위를 평양에 올려보냈다.

이후 나머지 단위들이 솜씨대로 다시 음식을 차리고 도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 일부 간부들을 비롯해 노병들 그리고 노병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보살피는 데서 모범을 보인 개별 대상들의 참석하에 소연회가 진행됐다.

평안남도가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월 27일) 70주년을 맞으며 요리경연에 정치적 의미를 더하면서 이번 소연회는 유달리 풍성했는데, 노병들을 부축하고 온 가족들도 한두 명씩 소연회에 참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는가 하면 노병들에게는 한 그릇씩 더 먹을 수 있게 하고 다 먹지 못하면 포장해서 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소연회에서는 도별 단고기 요리경연 시상식도 진행됐다. 여기서 1, 2, 3등에 든 단위들에는 상금과 함께 모범 단위 칭호 수여 후보로 올라가는 혜택이 주어졌다.

반면 등수에 들지 못한 나머지 단위들에는 단고기 수매계획이 내려져 실제 한 식당은 종업원 15명 기준으로 전승절 전까지 단고기 150kg을 바치라는 과제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평안남도는 이번 요리경연에 아예 참가조차 못한 단위들에도 단고기 200kg씩 수매해 국가에 바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급양봉사 단위 일꾼들은 ‘평안남도에 살아있는 개를 다 때려잡아도 그 계획을 수행해낼 수 없다’, ‘도대체 이렇게 많은 단고기를 어디에 쓰려는 것인지 참 웃긴다’며 비난을 쏟아 냈다”면서 “최근 경제난에 개를 키우는 집이 드물고 삼복철 특수를 맞아 개 주인들도 이전의 2~3배의 값을 부르는데 빚을 지면서까지 살 수는 없는 노릇이라 상당히 난감해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