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삼복 챙기는 北 주민 줄어…단고기 인기도 시들

장사가 안 돼 문 닫는 단고기 식당들도…주민들 대체 보양식으로 오리 훈제 찾아

북한 평양의 한 단고기 식당.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화면캡처

경제난에 북한 주민들이 단고기(개고기)를 보양식으로 챙겨 먹던 삼복철 풍경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우리나라(북한)에서 삼복에 먹는 대표적 음식은 단고기”라면서도 “예전 같으면 단고기집에 사람이 너무 많아 줄을 서서 오래 기다려야 했으나 요즘은 생활이 어려워서 그런지 삼복을 챙기는 사람도 많이 사라졌고 단고기집에도 사람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생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삼복에 보양식을 챙겨 먹는 주민들의 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단고기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벌이가 안된다고 아우성치고 장사가 안돼 문을 닫는 식당들도 있다”면서 “시내에 위치한 식당들은 그럭저럭 그래도 유지하는 편이지만,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단고기 식당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더욱이 소식통은 “단고기 한 그릇 가격은 25위안으로 코로나 전과 같은데 양은 이전보다 줄어 점점 인기도 잃어가고 있다”고 했다.

북한에서 단고기는 민족음식이라고 불리며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이를 주제로 한 전국적 규모의 요리경연대회가 열리기도 하는데, 실제 올해에도 중복(7월 21일)을 앞두고 조선요리협회 중앙위원회 주최 전국 단고기 요리경연이 열렸다.

본보의 취재에 따르면 지난해 삼복철에도 많은 북한 주민이 단고기를 보양식으로 챙겨 먹는 분위기였으나, 올해는 주민들의 팍팍한 주머니 사정에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 나타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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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수매용 개를 키우는 주민들도 드물어져 전반적으로 공급량이 줄어든 것도 단고기 인기 하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수매용) 개는 보통 주민들이 잘사는 집들의 뜨물(음식물 쓰레기)을 받아 키워 왔으나 올해 들어서는 사람도 먹지 못해 배를 곯는 실정이어서 (개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며 “이전에는 주위에 6세대는 개를 키웠는데 지금은 개를 키우는 집이 거의 없고 길거리에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개도 보기 드물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도 일부 주민들은 무더위 몸보신을 위해 대체 음식을 찾아 보양식으로 섭취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최근에는 보양식으로 오리 훈제 같은 것을 먹는 세대들이 많다”며 “오리 훈제 한 마리 가격도 15~25위안으로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가족들이 조금씩 맛을 볼 수 있어서 많이들 찾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