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월 27일) 70주년을 맞으며 명절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가운데, 남포시가 주최하는 대동강맥주 축전이 지난 16일부터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남포시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남포시 인민위원회 상업부, 지방공업부가 주관하는 대동강맥주 축전이 16일부터 시작돼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며 “전승절 70돌을 더욱 이채롭게 장식하고 시민들이 명절을 더 뜻깊게 보내게 하도록 시에서 조직한 행사로, 지방에서 대동강맥주 축전을 하는 것은 남포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수도 평양에서 처음으로 대동강맥주 축전을 개최한 바 있다. 이후 북한 내부 경제 사정 악화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열리지 않다가 올해 이례적으로 남포에서 열렸다.
평양이 아닌 지방에서 대동강맥주 축전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북한이 내부적으로 방역을 완화하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로 위축됐던 북한의 지방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남포시는 이번 대동강맥주 축전 개최 목적을 올해 정주년인 전승절 분위기 고조와 폭염과 더위에 지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두고 있다.
소식통은 “평양 대동강맥주 축전이 전 세계인이 모여드는 축전이라면 남포시 대동강맥주 축전은 지방 도시 근로자들에게 평소보다 눅은(싼) 가격으로 생맥주를 판매하고 맥주 번호별로 맛을 보고 품평을 하면서 사람들이 여유롭게 맥주를 즐기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남포시는 삼복더위 기간에 시원한 대동강맥주를 통해 인민들이 문명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당의 인민봉사 정책을 관철하는 것이라며 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현재 남포시에 있는 ‘대동강맥주’ 체인점들은 잘 숙성된 생맥주를 서로 앞다퉈 판매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열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평양에서 발효, 숙성, 가공, 생산된 맥주통을 실은 차들이 남포로 줄지어 내려오고 있으나 없어서 못 팔 지경으로 열기가 뜨겁다”며 “남포 사람들은 평양에 안 올라가도 평양에서 먹는 것과 똑같은 생맥주를 먹을 수 있으니 호강하게 됐다며 좋아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남포시의 맥주집들에는 남녀할 것 없이 생맥주를 사 먹으려는 주민들로 붐비고 있고, 특히 여성들의 호응이 커 평소보다 더 많은 여성이 맥주집을 찾아 생맥주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