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아들 혹시 러시아에?” 걱정 털어놨다가 경고 받아

아들 군에 보낸 부모, 연락 끊겨 불안 호소하자 세포비서 “사사로운 감정 드러내지 말라” 주의

북한 군인들. /사진=핀터레스트

군 복무 중인 아들과 수개월째 연락이 끊긴 한 여성이 아들의 러시아 파견 가능성을 걱정하며 동료들에게 속내를 털어놨다가 경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파견에 대한 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관련 우려를 드러내기조차 어려운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22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명천군 철도 부문에서 일하는 한 여성 종업원이 동료들에게 군에 입대한 아들과 몇 달째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혹시 러시아에 파견된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는 말을 했다가 지난 12일 당 생활총화가 끝난 직후 세포비서에게 불려가 주의를 받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여성의 아들은 약 1년 전 군에 입대했다. 부모는 아들을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후방부대에 보내기 위해 가진 돈을 모아 군관들에게 뇌물을 건넸고 그 결과 후방군단 중 하나인 제7군단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부모는 최전방 부대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데다 집에서도 멀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아들이 제7군단에 가기를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아들이 신병훈련소에서 훈련받는 동안 군에 인맥이 있는 친척을 통해 여러 차례 면회도 했다고 한다.

공식적으로 신병훈련 기간에는 면회가 허용되지 않지만 뇌물과 인맥을 동원해 면회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인맥을 통해 훈련 중인 아들에게 돈과 생필품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병훈련이 끝난 뒤에는 아들이 실제 어느 부대에 배치됐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들이 군단 직속 전신전화소에 배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를 명확히 확인하지 못했고 몇 달 전부터는 연락마저 완전히 끊겼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군 병력의 러시아 파견 소식이 주민들 사이에 퍼지면서 부모의 불안도 더욱 커졌다.

어머니는 직장 동료들에게 “아들이 로씨야(러시아)로 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부대를 찾아가서라도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을 전해 들은 세포비서는 어머니를 따로 불러 “군대에 나갔으면 조국에 바친 몸”이라며 “당원이 그런 사사로운 감정을 함부로 드러내서 되겠느냐”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비서는 아들의 행방에 대한 걱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 이야기하면 다른 군인 가족들까지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했다.

이에 어머니는 자식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걱정하는 말조차 하지 못하느냐며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여성은 직장에서 아들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 채 속을 태우고 있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아들의 행방을 어떻게 확인할지를 놓고 갈등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은 제7군단을 직접 찾아가 아들이 어느 부대에 배치됐는지 알아보자고 했지만 아내는 괜히 문제를 일으켰다가 아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며 만류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부모는 있는 돈 없는 돈을 다 들여 아들을 가까운 후방군단에 보냈는데 이제는 생사조차 알 수 없다며 답답해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공개적으로 행방을 알아보거나 주변에 하소연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라 애만 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군에 입대한 자녀와 연락이 끊긴 다른 부모들도 혹시 로씨야로 간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며 “괜히 이런 말을 꺼냈다가 문제로 지적될 수 있어 집에서만 속앓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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