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복날 최고 인기 보양식은 ‘보신탕’… “없어서 못 먹어”

개 식용 금지 확산하는 한국과 달리 거부감 없어…복철에는 지방과 협력해 개 수매 나서기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경성 단고기(개고기)집이 청진시에 일떠선 때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즐겨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무더운 삼복철에 제일 흥성이는 곳은 아마도 단고기 요리를 전문으로 봉사하는 단고기집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한해 중 가장 무덥다는 삼복철을 맞아 북한에서 보신탕을 찾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개 식용 금지 여론이 확산되면서 복날에 보신탕을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고 있지만, 북한에는 보신탕을 먹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애완용 개와 집짐승 취급을 받는 일반 개(식용 개)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 자체가 다르다”면서 “단고기(보신탕)를 거부하거나 싫어하는 주민들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현재 개 식용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반려견과 식용견의 경계를 나누기 어렵다면서 개 식용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반려견과 식용견을 분리해 생각하고 있으며 개 식용에 대해서도 크게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는 여전히 북한에서 보신탕이 복날 인기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이유 중 하나로도 풀이된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단고기를 몸보신에 최고로 좋은 건강식으로 생각해 특히 삼복에 단고기 인기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며 “예전에는 단고기를 한번 푹 끓여서 한 끼에 먹었지만, 최근에는 원천이 부족한 탓으로 1인분으로 세 끼를 먹는다”고 말했다.

실제 소식통은 “9kg짜리 개 한 마리 가격이 (양강도) 혜산에서는 중국 돈 900원(위안), 평양에서는 1200원(위안)”이라며 “삼복철을 맞아 이 가격에도 개 구매가 쉽지 않아 단고기는 인기를 떠나서 없어서 먹지 못하는 고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에는 개를 전문적으로 수매하는 주민들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단고기용 개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도시의 주민들이 농촌지역으로 나가 개를 매수해 단고기 전문집이나 공장 기업소에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의 주민들이 농촌의 주민들에게 시장가격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으로 식용 개를 구매해 유통한다는 이야기다. 보양식 수요가 증가하는 삼복철에 가격 특수를 노리고 직접 개고기를 사들여 판매하면서 이익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국영 단고기 식당들도 수요를 맞추기 위해 지방 기관들과 협력해 개를 수매하고 있다.

소식통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단고기 식당들은 업체들에서 농촌에 직접 내려가 매수해온다”며 “예를 들어 평양 단고기 식당의 경우 평양시를 벗어나 평안남도, 황해북도, 황해남도 등지의 기관과 계약해 공식적으로 개를 구매한다”고 말했다.

평양과 같은 대도시 중심에서는 식용 개를 키우기가 쉽지 않고 외곽 지역에서 식용견 사육이 가능하더라도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방 인민위원회나 경영위원회들과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대도시들에서 개를 한꺼번에 수매해 가면서 상대적으로 개고기를 접하기 어려워진 지방 주민들이 불만을 나타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북한의 보양식으로는 보신탕뿐만 아니라 삼계탕 등도 꾸준히 인기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닭곰(삼계탕)이나 토끼곰은 주민들이 즐겨 먹는 보양식 중의 하나”라며 “다만 닭곰과 같은 보양식을 시장이나 식당에서 찾는 사람들은 없고 대부분 자택에서 자체로 해 먹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