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파괴된 국경 장애물 복구사업 진행…자재비 주민에 전가

이달 말까지 복구사업 완료하고 재정비도 진행하라 지시…비용 떠넘기자 '어이 없다' 반응도

북한 군인들이 국경지역에서 철조망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장마로 북한이 밀수와 탈북 차단을 위해 국경선 주위에 설치한 장애물 시설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은 주민들을 동원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2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장마에 압록강 물이 불어나면서 혜산시를 비롯한 국경 지역에 설치돼 있던 밀수 및 탈북방지용 장애물 시설이 일부 파괴됐다.

이에 양강도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는 지난 15일 기관장 회의를 소집하고 기관별로 구간을 나눠 맡아 이달 말까지 복구사업을 완료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이 회의에서는 이번에 파괴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또 다른 상황에 대비해 장애물 시설을 재정비하는 사업도 진행하라는 지시도 내려졌다.

특히 도당은 사람의 발길이 자주 닿지 않는 구간 즉, 탈북 루트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구간에는 장애물 높이 6m를 보장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보수사업에 필요한 자재 비용을 기관 기업소와 인민반에 떠넘기고 있다고 한다.

내야 하는 금액은 인민반마다 각기 다르지만, 대체로 북한 돈 1~2만 원 가량의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무엇보다 쌀 등 식량이 없어 굶는 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시기에 복구사업을 내세워 주민들에게 비용을 전가하자 내부에서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강도 높은 국경봉쇄와 이동 제한 조치로 밀수, 탈북이라는 말 자체를 잊은 주민들이 많은데도 정부는 여전히 국경 차단에 혈안이 돼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먹고살기가 더 힘들어져 주민들은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지만 정부는 주민 단속과 통제를 위한 수단과 체계만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넘게 방역을 명목으로 국경을 봉쇄하고 국경선 주위 차단물에 접근하는 인원은 즉시 사살하라는 방침을 제시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이 같은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