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3년여 간의 코로나 국경 봉쇄로 심각한 경제난에 처한 북한 주민들은 지금도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꽁꽁 닫혀있던 국경이 서서히 열리고 인적·물적 왕래도 이뤄지고 있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경기 회복 속도는 느리기만 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어김없이 농업 생산량 증대, 국방력 강화를 외치며 주민들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회복기를 맞은 지금, 북한 주민들이 가장 소망하고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데일리NK는 2024년 새해를 맞아 다양한 북한 주민 인터뷰를 연재해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려 합니다. |
“새해에는 교원들에 대한 대우(처우)가 좋아졌으면 해요.”
북한 강원도 원산시 초급중학교(우리의 중학교에 해당) 교사 40대 남성 김모 씨(가명)가 밝힌 2024년 소망은 교사 처우 개선이었다.
그에 따르면 북한 교원들이 받는 월급은 0.4달러. 1달러도 채 안 되는 월급으로는 온 식구가 먹고살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그러면서 김 씨는 “교원 생활 수준이 낙후하니 학생들에게 공부를 배워주기(가르쳐주기)보다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해 수업 시간에도 집중하기 힘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열악한 경제적 여건은 학생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김 씨는 올해 교사들의 연간 근로 시간과 휴가, 여가시간이 제대로 보장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올해 북한 학생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남포시에 사는 40대 남성 박모 씨(가명)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올해는 꼬마계획과 좋은 일 하기, 수매계획이 줄었으면 하는 게 소원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도 예외 없이 내려지는 사회적 과제에 대한 부담감이 고스란히 엿보이는 대목이다.
또한 박 씨는 “돈 내고 산 교과서를 한 학년 올라가면서 아래 학년에 물려주기 싫은데 올해는 학교가 교과서를 회수하지 않으면 좋겠다고도 한다”고 전했다.
북한의 각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새 학년으로 올라갈 때 후배들을 위해 교과서를 물려줘야 한다는 명목으로 교과서를 회수하고는 이를 다시 학생들에게 비용을 받고 팔아 돈벌이하고 있다는 게 박 씨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이것저것 내라는 게 너무 많은데, 올해는 그만 시달리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학부모들의 주머니를 털어 학교 운영비를 마련하는 부조리가 근절되길 바란다는 것.
남포시의 50대 여성 이모 씨(가명)는 “작년에는 수업에 필요한 전반적 비용은 물론 학교 운영을 위한 각종 비용과 학교 꾸리기, 컴퓨터 현대화 비용을 학부모들에게 너무 많이 전가해서 부담이 컸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이 씨는 “올해 또 소망이 있다면 아이들이 농촌지원과 철길, 도로 보수 작업에 동원되는 일이 좀 줄어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여기(북한)서는 대학 입학 뽄트(T.O)를 받기 위해 집안의 경제력을 다 동원해야 하는데 올해는 이 사업하는 가격이 좀 눅어(싸)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