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훈춘 통한 육로 교역으로 수입량 확대…대북제재 품목도

국제사회 시선 피해 고농축 알루미늄, 자동차·선박 부품 건설 자재 등 여러 품목 반입

지난 2019년 10월 촬영된 중국 지린성 훈춘 권하 세관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코로나 전 북중 간 최대 교역지이었던 신의주-단둥 간 육로 무역을 차단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린(吉林)성 훈춘(珲春)을 통한 육로 무역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 중국 랴오닝(療寧)성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이 최근 훈춘을 통해 북한과 무역 거래를 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국경이 봉쇄되기 전 화물트럭으로 신의주와 단둥을 오가며 북한과 거래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의주-단둥 간 육로 무역이 재개되기를 기다려온 중국 무역업자들은 훈춘을 통한 육로 무역이 가능해지자 운송비가 더 들더라도 북한과 거래를 빨리 시작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훈춘으로 몰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수출품을 실은 20~30톤의 화물트럭들이 많을 때는 하루에 100대 이상 줄지어 훈춘으로 향하고 있다”며 “조선(북한)에서 주문했지만 들여가지 못해 쌓아뒀던 물건들이 최근에 빠르게 조선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무역업자들이 훈춘을 통해 북한에 수출하는 품목 중에는 고무 타이어를 포함한 자동차 부품과, 선박 부품, 산업용 기계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 밖에도 컴퓨터, 노트북, 휴대전화 등의 전자제품과 다양한 종류의 건설자재도 훈춘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무역업자들은 고강도 알루미늄도 북한에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고강도 알루미늄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의 주재료이기도 해 대북제재 품목에 해당한다. 북중 양측 세관도 대북제재 품목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합의하에 이를 통과시키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북한이 신의주-단둥 간 육로 무역을 지속 제한하면서 훈춘을 통한 교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단둥으로 쏠리는 국제사회의 시선을 피해 대북 제재 품목을 반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훈춘 통상구의 경우 단둥처럼 시가지에 위치하지 않을뿐더러 민가와도 떨어져 있어 일반인이 일상적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본보는 이달 초 북한 당국이 훈춘을 통해 자국 노동자 350여 명을 중국에 새롭게 파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노동자들이 일할 공장이 단둥에 있음에도 신의주-단둥 직통 노선을 이용하지 않고 훈춘으로 우회한 것 역시 국제사회의 눈을 피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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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최근 훈춘을 통한 북중 간 무역 거래가 확대되고 인적 왕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북한은 단둥이 아닌 훈춘을 새로운 육로 교역의 거점으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