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해외 노동자 신규 송출을 금지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노동자들을 중국에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신규 북한 해외 노동자 350여 명이 중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중국 입국 후 곧장 랴오닝(療寧)성 단둥(丹東)에 위치한 북한 노동자 기숙사로 이동했으며, 현재 현지 의류가공 공장 등에서 일하고 있다.
앞서 이들은 버스를 타고 지린(吉林)성 훈춘(珲春)을 통해 중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신의주에서 육로로 넘어간 것과는 다른 경로로 중국에 입국해 단둥까지 우회해서 들어간 것이다. 배치될 공장이 단둥에 있음에도 신의주-단둥을 잇는 육로로 이동하지 않고 지린성 훈춘을 통해 들어갔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눈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현재 단둥의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신규 노동자 350여 명은 관리 간부들을 제외하고 모두 20~30대의 젊은 여성들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중에는 기혼 여성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이 미혼 여성이라고 한다.
중국에 입국한 후 곧바로 일을 시작한 노동자들은 아침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가량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이들은 기존 노동자들보다 높은 임금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신규 노동자들은 1인당 3200위안(한화 약 57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중국회사와 계약이 돼 있는 상태”라고 했다.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은 여전히 중국인 노동자들의 1/4 수준에 불과하지만 기존 북한 노동자들이 코로나에 따른 일감 축소로 2200~2500위안(약 39~44만원) 정도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적잖이 오른 셈이다.
북한 당국과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중국회사들은 지난 2021년 임금 인상에 합의했으나 코로나와 글로벌기업들의 중국 철수 여파로 중국회사들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실질임금이 인상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신규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에 파견되면서 코로나 봉쇄로 최소 3년간 중국에 체류 중인 기존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에 있던 기존 북한 노동자들은 이미 전부터 본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지시만 떨어지면 언제든지 귀국길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기존 노동자들이 귀국한다 해도 훈춘으로 에둘러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자들이 단둥에서 신의주로 곧장 들어가 버리면 북한이 단둥-신의주 간 국경을 통제하는 명목도 사라지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