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완화에도 육로 무역은 아직…대신 화물열차 운송량 늘어

북한 대형 무역회사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목록 입수…식료품·건설자재에 집중돼

화물열차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출발해 평안북도 신의주를 향해 가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최근 국경 지역의 방역 조치를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육로 무역은 여전히 확대되지 않고 있다. 대신 북한은 화물열차 운송량을 증가시키고 있는데, 이를 통해 들여가는 물품의 상당량이 고급 식료품과 건설자재 등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는 6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북한 내 대형 무역회사가 지난달 말 화물열차로 들여간 수입품 목록을 입수한 바에 따르면 전체 수입품의 80%가 식료품으로 파악됐다.

이중에는 조개다시다, 고기조림조미료, 십삼향(식품 브랜드) 조미료, 고기향가루, 물고기가루, 고추장, 키꼬막 간장, 닭즙, 이금기(식품 브랜드) 굴소스, 전골양념, 볶음양념소스, 생강즙, 레몬즙, 간장 등의 조미료 종류가 많았다.

또 말린 매실, 바나나, 대추, 망고, 복숭아, 포도, 살구, 파인애플 등 건과일과 각종 과일음료, 빵, 사탕, 과자 등도 수입품에 포함돼 있었다.

그 외 쥐포, 김, 커피음료, 가루 커피, 적색 국수, 알 강냉이(옥수수), 단 강냉이, 호두, 통조림, 각종 절임과 가공안주 등도 수입 식료품 목록에서 확인됐다.

북한 주민들이 이용하는 일반 시장에서 찾기 어려운 식료품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볼 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계층이 소비하거나 상류층이 이용하는 식당에 납품되는 물품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해당 무역회사는 건설자재도 상당량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이 무역회사가 반입한 건설자재는 횟가루, 고무, 압축나무판, 대리석판, 도어락, 알루미늄 창틀, 전기 스위치, 고압분사구, 고무마개, 전기통판, 전선, 비닐절연케이블, 배선, 단열시트 등이다. 주로 부피가 작은 건설 부자재를 수입한 것으로 보인다.

북중 간 화물열차에 실리는 건설자재. /사진=데일리NK

특히 이 회사의 수입품목에는 의료용품도 있었는데, 피부 연고인 조비락스(Zovirax) 크림, 엔터카비르(Entercavir), 밀톤(Milton)을 비롯해 각종 해열제, 진통제, 안약, 소아용 약품 등이었다. 또 의료용 호흡기나 주사기, 비타민과 같은 각종 영양제도 있었다.

이 외에도 이 무역회사는 여과 담배, 구두, 실내화, 운동화, 단추, 깔창, 구두약 등 공산품도 일부 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최근 화물열차를 통한 수입량을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중국 랴오닝(療寧)성 단둥(丹東)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오가는 화물열차의 화차가 24량까지 증가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최대 20량의 화차가 연결된 화물열차가 운행됐지만 지난달부터 화차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다만 북중 간 화물열차는 여전히 하루에 한 번 오전 7시30분경 단둥을 출발해 신의주로 들어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화물열차를 통해서는 국가가 지시한 품목 이외의 것을 반입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국가에서 지령이 떨어지면 조선(북한)과 중국 양국 철도국이 어떤 물품을 수입하고 수출할 것인지 자세한 목록을 주고 받는다”며 “신고되지 않은 물품을 화물열차로는 절대 반입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