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트럭 운송업자가 말하는 최근의 北 내부 상황은?

[직격인터뷰] 봉쇄 전 10년 넘게 단둥 오가… "올해 운송 일 늘었지만 입에 풀칠하는 정도"

지난 2019년 중국 랴오닝성 단둥 세관 인근. 트럭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코로나19 차단을 명목으로 실시한 국경봉쇄가 코로나 팬데믹 종료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극단적인 폐쇄 조치로 대중(對中) 의존도가 높은 북한 인민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북한 주민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입된 물품을 구매하거나 판매하며 살아가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과 밀거래를 하던 밀수업자, 중국 수입품을 가져다 장마당에서 판매하던 상인, 그리고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물품을 운송하던 운수업자들의 피해가 막심했다.

본보는 최근 평안북도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療寧)성 단둥(丹東)을 오가며 운송 일을 해온 북한의 운수업자 A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에게서 코로나 시기 생계를 어떻게 이어갔는지, 최근에 달라진 상황이 있는지 등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A 씨는 국경이 봉쇄되기 전인 2020년 1월까지 10년 넘게 40톤짜리 일본산 화물트럭을 가지고 신의주와 단둥을 오갔다. 그가 소유한 화물트럭은 생산된 지 30년 가까이 된 낡은 트럭이라 외부 철판이 낡아 녹이 슬었지만, 엔진은 아직 쓸만해 굴러가는데 이상이 없다고 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트럭을 구매한 후 운수사업소에 소속을 걸어두고 일정 비용을 납부해왔다. 코로나 국경봉쇄 전까지 60~70%는 회사에서 주문한 물량을 배송하고 나머지는 개인 사업용 물품을 운송했다.

일감이 많을 때는 한 달에 1~2만 위안까지 벌기도 했으나 코로나 국경봉쇄 이후 수입이 뚝 끊겼다고 한다. 그래도 일반 주민들보다 벌이가 많았기 때문에 그간 모아둔 돈으로 생활을 해올 수 있었다는 게 A 씨의 이야기다.

다음은 A 씨와의 일문일답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가 계속된 기간에는 벌이가 전혀 없었던 것인가.

“운전일을 하던 사람들, 남자들은 다 놀았다. 여자들이 나가서 장사해서 조금 벌고 그랬다. 장사한 돈으로는 먹고살 정도로 벌 수 없다. 보는 눈이 있는데 만날(맨날) 하루 종일 펑펑 놀 수는 없으니 뭐라도 하는 척을 하는 것이지 실제로는 10년 넘게 운전하면서 모아 놓았던 돈을 까먹으며 산 거다. 간혹 어느 무역회사가 차를 좀 빌려달라 하면 차만 빌려주고 돈을 좀 받기도 했다.”

–요새는 북한 내부에서 지역 간 이동이 다소 완화되고 운송도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 운송 주문이 좀 늘었다고 볼 수 있나.

“작년보다는 올해 들어 운송으로 일이 좀 늘었다. 한 달에 많으면 다섯 번 정도 일이 들어온다. 그래봐야 입에 풀칠하는 정도다. 차만 빌려주거나 신의주로 들어온 물건을 평양이나 다른 지역으로 물건 운송만 해주는 것으로는 크게 돈을 벌기는 어렵다. 중국하고 무역이 풀려야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 무역회사 주문도 받아주고 개인적으로 사업하는 물품도 수입하고 그렇게 해야 돈을 벌지 지금 같은 상황으로는 돈을 벌 수가 없다.”

–코로나 방역 수칙이 철저하게 요구될 때는 단둥에서 물건이 들어오면 의주비행장에 화물을 적치해두고 방역하지 않았나. 요즘은 어떤가?

“작년까지만 해도 신의주로 물건 들어오면 의주비행장으로 물품을 운반해주는 일을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신의주로 오면 곧장 평양으로 다 들어간다. 신의주나 의주에서 따로 물품 격리하는 것은 안 보인다. 코로나 격리를 예전만큼 안 한다는 소리다. 다른 나라에서는 마스크도 안 쓴다는데 왜 우리만 계속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는지 모르겠다.”

–신의주-단둥 간 화물트럭 개통이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내부에서 관련 포치(지시)가 내려왔다거나 하는 동향이 궁금한데.

“포치는 계속 있었다. 지난달 초에도 교두가 열린다고 세관 쪽에서 얘기가 나왔고 5월에는 무역일꾼들 교육도 받았다. 몇 번이나 열린다고 했다가 안 열리니까 이제는 언제 교두가 열릴지 예상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화물차 무역이 열려야 국가 경제도 산다고 본다. 화물빵통(열차)으로 많이 들어온다고 해도 열차는 운행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트럭은 아무 때나 들락날락 할 수 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교두는 반드시 열릴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