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보리 생산량 작년 수준”…재배면적 늘려도 생산량은 비슷

소식통 "작황이 별로 높지 못해”…농자재 부족과 이상기후 등으로 생산 성과 요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당이 제시한 인민경제 발전 12개 중요고지 점령을 위해 주요 부문들에서 대중적인 혁신운동이 전개되고 있고, 많은 단위들이 새 기준과 새 기록을 창조하고 있다”면서 각 ‘고지’별 성과를 선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내부에서 올해 밀·보리 생산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날씨 등 농업 환경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최근 도(道)에서 밀, 보리 예상 수확량 판정이 진행됐다”며 “정보당 밀·보리 생산량은 작년 수준일 것으로 예측됐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일부 주산지를 제외하고 밀·보리 작황이 별로 높지 못한 수준”며 “재배 면적이 조금 늘어났지만, 생산량 변동은 거의 없을 것으로 관측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21년 9월 말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전국적으로 논벼와 밭벼 재배 면적을 늘리며 밀·보리 파종 면적을 2배 이상으로 보장하고 정보당 수확고를 높여 인민들에게 흰쌀과 밀가루를 보장함으로써 식생활을 문명하게 개선해나갈 수 있는 조건을 지어줘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밀·보리 농사로 방향을 전환할 데 대한 김 위원장의 구상에 따라 농장들에서는 밀·보리 경작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실제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서는 이에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올해 수확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된다는 점에서 정보당 수확량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식통은 “정보당 평균 밀 수확량이 1.8톤으로 2톤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종자도 시원치 않고 비료와 농약 등의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겨울과 봄의 기상 조건이 좋지 않은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특히 4~5월 낮은 기온과 가뭄이 생육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종자 혁명’, ‘과학 농사’와 같은 구호를 앞세우고 있지만 만성적인 농자재 부족과 이상기후 등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편, 소식통은 “평안남도 지역의 농업 토지는 전국 경지면적의 12.57% 정도인데 여기서 밀·보리 파종 면적은 0.45%”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북한의 경지면적은 약 191만 헥타르(ha)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평안남도 지역의 경지면적은 약 24만ha고 이 중 밀·보리 파종 면적은 약 1000ha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