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를 진행했다. 당초 북한은 6월 ‘상순’에 전원회의를 열겠다고 예고했으나 정찰위성 발사 실패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늦어지면서 전원회의 일정을 다소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후 이를 군사 부문의 대표적 성과로 선전할 계획이었지만 예상치 못하게 위성 발사에 실패했고, 이에 대한 원인 분석에 시간이 오래 소요되면서 전원회의를 상순에 개최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북한이 쏘아 올린 첫 군사정찰위성은 6분 만에 서해상으로 추락했으며 우리 군은 북한이 우주발사체라 주장하는 로켓의 잔해를 즉각 인양했다.
북한 당국은 위성 발사 실패 자체보다 로켓 잔해가 인양돼 한미 당국이 재원을 분석하며 북한의 위성 개발 수준을 낱낱이 들여다보게 된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찰위성의 개발 및 결함 분석은 과학적 영역이지만 발사체가 적(敵)의 해상구역에 떨어져 국가 비밀이 새어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된 것은 정치적 영역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기 8차 전원회의 결과 관련 보도에서 “가장 엄중한 결함은 지난 5월 31일 우주개발부문에서 중대한 전략적 사업인 군사정칠위성 발사에서 실패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문은 “위성발사 준비사업을 책임지고 추진한 일꾼들의 무책임성이 신랄하게 비판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위성을 개발하는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정찰위성 발사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피력했으나 우주개발국 책임 간부들과 당 소속 지도 성원들의 ‘충성경쟁’으로 기술적 결함이 보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위성 발사가 이뤄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北 연구진은 발사 반대했었다…상급 간부 충성경쟁에 ‘무리수’)
즉, 과학자 등 기술 실무진으로 구성된 ‘3·7지휘부’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 발동기(엔진)의 시뮬레이션 실험에서 예상한 에너지값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발사 준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음에도 위성발사준비위원회 간부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준비 완료를 상부에 보고함에 따라 발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내에서는 위성 발사 실패의 명확한 원인이나 결함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원회의 보고에서도 “해당 부문의 일꾼들과 과학자들이 막중한 사명감을 깊이 명심하고 이번 발사 실패의 원인과 교훈을 철저히 분석하고 빠른 시일 안에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함으로써 인민군대의 정찰정보 능력을 제고하고 우주개발 분야에서 더 큰 비약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지름길을 마련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이 제시됐다”고 한 점에 미뤄볼 때 발사 실패 원인 분석이 아직 완료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2단계 발동기의 발사, 점화, 연소 값이 이론과 달라 발사체 각도가 어긋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또한 이론적 분석에 불과하다”며 “정확한 결함 이유를 찾아 기술적 성능 심사 과정까지 거치려면 적어도 5~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에서 우주개발 분야의 발전을 위한 ‘지름길’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만큼 올해 안에 재발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