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구진은 발사 반대했었다…상급 간부 충성경쟁에 ‘무리수’

소식통 “4월 말 시뮬레이션 당시 목표값 도달 안돼...지도 성원들, ‘오차범위’라며 묵살”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실무자급의 우주발사체 불확실성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상급 간부들의 충성 경쟁으로 결국 미(未)완성된 상황에서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북한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데일리NK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3월 7일 과학자·기술자 돌격대(3·7지휘부)’ 등 과학자들은 발사체(‘천리마-1’형) 발동기(엔진)의 ‘콤퓨터 시범(시뮬레이션)’ 발사 당시 목표된 값이 나오지 않는다는 문제를 주목해왔다.

여기서 3·7지휘부는 위성·국방 분야의 최고 인재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이들은 ‘발사체’의 기술력 제고에 주력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로 이들이 엔진, 전투부, 탄두에 관한 기술 데이터를 지속 들여다보면서 사소한 문제까지 검토했던 셈이다.

그러다 아직 기대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한 이들은 4월 말까지도 상부에 ‘미흡한 점’을 제의서로 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원회)에 속한 우주개발국 책임 간부들과 당적 지도를 받고 내려온 지도 성원들이 딴지를 걸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바로 “이 정도는 오차 범위 안에 있다” “우리는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는 식으로 묵살했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이런 결심에는 나름의 고충도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 다른 의견을 보인 간부들이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명분으로 돌연 해임되는 모습을 쭉 지켜본 이들이 ‘충성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급 간부들의 처벌 가능성에 소식통은 “아주 높다”는 답을 내놨다. “대외에 보도(조선중앙통신)를 통해 공식 인정했으니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벌 주는 부분도 감추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그는 “그동안 해 온 게 있으니 준비위원회에 남겨 놓고 당적 처벌(엄중 경고 등)로 갈지, 아니면 아예 갈아치우는 행정 처벌(해임철직 및 강등)로 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2차 발사 시기에 대해서도 “빠르면 6월 내, 늦어도 3개월 내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하나만 준비해 놓진 않았다”면서 “발사조가 여러 개 있었다. 비슷한 발사체를 준비해 놓았기 때문에 미약한 부분만 수정하고 원수님 재가만 받으면 바로 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1일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한 미국을 비난하며 위성 발사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적들이 우리가 정찰위성을 포함한 우수한 정찰 정보 수단을 보유하게 되는 것을 제일 두려워한다는 것을 재삼 확인하였으며 따라서 정찰수단 개발에 더 큰 힘을 쏟아부어야 하겠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다”며 “군사정찰위성은 머지않아 우주 궤도에 정확히 진입해 임무 수행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