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교육성, 전국 주요 대학에 시학 파견…새학기 앞두고 검열

강의 내용 개편 사업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100% 영어 수업과 학생 소화능력도 평가

평안북도 신의주교원대학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교육성이 중앙과 지방의 주요 대학들에 시학(視學)을 파견해 새 학년도 전공학과 강의 준비 실태를 파악하고 나섰다.

20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교육성이 새 학년도 강의 준비 실태 요해(파악)를 위해 13개 도·직할시·특별시 주요 대학들에 시학들을 파견했다”며 “시학들은 14일부터 열흘간의 일정으로 올해 개편되는 전공학과 강의 내용과 교수 방식을 검열·감독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교육 당국은 ‘전공 관련 과목의 교육 내용과 방법을 더 구체화, 다양화, 실용화하라’는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지난 1월 초부터 올해 새 학년도 중앙 및 지방 주요 대학의 전공학과 강의 내용을 세계 일류급 대학 수준으로 개편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이번 시학 파견은 4월 1일 개학 전 중앙과 지방 주요 대학들의 전공학과 강의 내용 개편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평가·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실제 교육성은 시학 파견을 통해 전공 관련 과목에 다양하고 실용적인 강의안이 적절히 짜였는지를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아울러 교육성은 이번 시학 파견 계기에 주요 전공학과 강의를 전부 영어로 가르치는 대학의 교수 방식을 검열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100%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의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며 습득하고 있는지도 파악하겠다고 포치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교육성에서 내려온 시학들은 현재 필히 영어로만 교육하게 돼 있는 전공학과 강의 내용과 교수 방식, 그리고 학생들의 소화능력 평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몇 년 전부터 중앙과 지방 주요 대학의 일부 학과목 수업을 전부 영어로 하게 해 대학들에서 이를 집행해 오고 있는데, 올해는 더 많은 학과목을 영어 수업으로 확장하려는 게 교육성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평안북도의 주요 대학들은 교육성의 100% 영어 수업 확장 계획에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어로 강의할 필요성이 있는지, 교원들이 영어 실력을 겸비했는지, 학생들이 영어 수업을 따라올 수 있는지 등을 진단하는 과정 없이 모든 대학 모든 학과목에 일률적으로 도입·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영어로 수업하라는 것은 학생들을 세계적인 인재로 양성하라는 뜻이나 현재 교원들의 자질과 학생들의 수준이 이를 따라서지 못한다는 게 대학들의 현실적인 평가”라며 “주요 대학의 수재조 학생들 정도만 소화할 수 있는 것이라 일반 대학생들도 (영어 수업에) 비판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