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공무원이 선망 직업…선발에 중요 요소는 ‘배경’

직업 선택 자유 없는 北…공무원 임용시험 따로 없고 누구 추천인지가 가장 크게 작용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북한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사진=노동신문 뉴스1

한국에서는 박봉, 수직적 조직문화 등을 이유로 공무원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공무원이 사회적으로 선망받는 직업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는 북한 특성상 공무원이 되려면 ‘배경’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에 소식통은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사무원(공무원)은 기본적으로 주민들이 선호하는 직업”이라며 “먹을 알이 있는 부서나 기관, 직종 순서대로 선호 순이 나뉜다”고 전했다.

여기서 ‘먹을 알’이란 자신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사적인 이익을 가리키는 은어다. 이는 북한 내부의 만연한 부정부패 문제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TI)는 지난 1월 발표한 ‘2022년 국가 청렴도’에서 북한의 국가 청렴도가 100점 만점에 17점으로 조사 대상 180개국 중 171위라고 밝혔다.

아울러 소식통은 북한 공무원 보수와 관련해 “국가공급은 맡은 일, 부서, 기관마다 조금씩 다른데, 지금은 국가공급이 유명무실해져 본인들이 쥐고 있는 권한에 따라 생활 수준이나 형편이 갈라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어떻게 공무원이 될까?

소식통은 “사무원 발탁 시험체계는 따로 없다”면서 “간부사업(인사) 배치 기준도 있지만 기관·단위별 추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용시험을 치르거나 하는 절차 없이 검증과 추천에 따라 배치된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4년제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 박사원(대학원)을 졸업하면 더 우선순위에 들고, 여기에 합당한 학과를 나왔는지와 가정환경·토대·배경이 공무원 선발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소식통은 “사무원 선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누가 추천했는지”라며 “같은 조건과 환경이라도 우(위)에서 끌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도당 책임비서가 도당 부원 간부사업을 비준했더라도 중앙당 간부부가 다른 사람을 선발하라고 지시하는 일이 있는데, 이럴 때 자격 기준이 비슷하더라도 중앙당 간부부가 지시한 사람이 우선 선발된다”고 덧붙였다.

추천하는 인물이나 기관의 급이 높을수록 그 사람의 배경이 좋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떄문에 사실상 공무원이 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배경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한편, 북한에서는 공무원을 지칭하는 법적 용어와 일상 용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식통은 “우리나라(북한)에는 공무원이라는 표준어가 없다”면서 “공무원을 굳이 우리 사회성분으로 나누면 사무원, 국가기관 종사하는 사무원 또는 간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북한은 지난 2005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1397호로 ‘공무원자격판정법’을 제정한 바 있다. 해당 법 2조는 공무원에 대해 ‘국가기관에서 일정한 행정적 의무와 권한을 가지고 일하는 일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북한에서 법률적, 행정적으로는 공무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대신 사무원이라는 용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