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ICBM ‘화성-18형’ 시험발사에 “백성은 굶어 쓰러지는데…”

"전기가 잘 오길 하나 물이 잘 나오길 하나" 불만 팽배…보릿고개 앞두고 분위기 더 악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전날(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화성-18형)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시험발사를 통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보다 군사적 효용성이 큰 위력적인 전략적 공격수단으로 된다는 담보와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비판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청진시에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하에 화성-18형 시험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위력적 핵 공격 수단의 출현을 온 세상에 알리게 됐다’는 등의 선전을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러한 당국의 선전에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난해부터 미사일 발사를 수차례에 걸쳐 진행하면서 주민들 속에는 미사일을 만들어내거나 발사한 만큼 주민 생활이 더 혹독해진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특히 요즘은 여기저기서 굶어 쓰러지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더더욱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보릿고개가 다가오면서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주민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도 당국은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선전만 늘어놓고 있어 주민 대부분이 싸늘한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맨날 핵 강국, 군사 강국이라며 핵무기를 만들어대고 있는데 백성들은 죽물도 없어 못 먹는 지경에 이르렀고 길거리에도 허기로 쓰러지는 사람이 많다”면서 “그렇다고 전기가 잘 오길 하나 물이 잘 나오길 하나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는 환경이니 미사일 시험발사에 불만을 드러내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실제 청진시에서는 지난 13일 출근하던 한 50대의 남성이 며칠간 허기진 배를 물로만 채우다 결국 길가에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현재 북한에는 이처럼 배고픔과 굶주림에 주민들이 쓰러지는 일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에 몇몇 주민들은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조차 배불리 먹이지 못해 뼈에 가죽만 앙상한데 미사일만 만들어내고 있으니 누군들 대단하다고 반길 수 있겠느냐”, “적어도 백성의 배는 곯지 않게 하면서 미사일을 만들면 꼴이나 곱겠다”며 비꼬아 말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미사일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의 10분의 1만이라도 백성들에게 돌리면 굶어 쓰러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울분을 토하는 주민이 많다”며 “적대세력들과 맞서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핵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선전은 먹고 살기에 절박한 백성들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제 곧 보릿고개라 식량 가격도 올라 절량세대가 늘어날 텐데 미사일에만 모든 것을 쏟아붓지 말고 백성들의 먹는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