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함경남도 일부 농촌 지역의 식량난이 극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더 나아질 가망이 없는 형편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최근 영광군, 홍원군 등 농촌 지역에서 식량이 떨어져 밥을 먹지 못해 굶어 쓰러져가는 세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 속에는 식량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함경남도의 일부 군 농촌 지역에서는 심화하는 식량난에 따른 주민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영광군에서는 지난달 하순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지 며칠이 지나서야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 가족은 가장인 아버지가 결핵으로, 8살 막내아들은 영양실조로 앓아누웠으나 돈이 없어 치료는 생각지도 못하는 형편이었다고 한다. 더욱이 한 달 전부터는 식량이 다 떨어져 이집 저집 먹을 것을 꾸러 다녔는데, 쌀 1g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외상 빚이 많아 어디 가서 돈을 빌릴 수도 없어 도무지 식량을 해결할 방법이 없자 이 가족은 결국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동반 극단 선택을 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지금 여기(북한) 농촌은 어느 집이라 할 것 없이 식량이 바닥나기 시작했다”면서 “당장 자기 자신도 밥술 뜨기 어려운데 어떻게 다른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나. 그러다 보니 절량세대들이 쌀을 꾸러 다녀도 어디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홍원군 농촌 지역에서도 지난달 초순 한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부부는 바다에서 조개 캐는 일을 하던 남편이 수년 전 다리를 다쳐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생계가 급격히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가 남편의 병시중을 하며 조금씩 돈을 벌어 겨우겨우 생계를 유지해 오긴 했으나 지속적으로 식량난에 허덕이면서 결국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길을 택했다는 전언이다.
또 북청군 농촌에서는 지난달 중순 한 60대 남성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이 남성은 아들 가족과 함께 살았는데, 몇 년 전부터 식량 부족으로 가족 전체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한다. 그러던 중 그는 최근 아내의 죽음을 맞이했고. 아내가 사망한 지 일주일 만에 ‘더는 살아서 낙이 없고 내가 빨리 죽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유언장을 남기고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사건들로 인해 최근 농촌 지역의 주민들 사이에서는 식량난에 대한 불안감이 한층 커지고 있으며 사회적 분위기도 매우 흉흉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요새 농촌들에서는 보릿고개가 오기 전부터 식량난에 허덕이는 집들이 많아 주민들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생계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국가에서는 대책은커녕 자력갱생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데, 지금의 현실에서 자력갱생이란 ‘살 사람은 알아서 능력껏 살고 죽을 사람은 죽으라’는 말이나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