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데꼬’ 집중단속 강화하는 北…이유불문 안전부 끌고 가

국가의 통화 시장 장악 목적…은행 거래 선전에도 주민들은 수수료 저렴한 환전상 찾아

/그래픽=데일리NK

최근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일명 ‘돈데꼬’라 불리는 환전상들에 대한 집중단속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최근 함흥시에서는 돈데꼬 장(場, 환전상들이 모여 있는 구역)에 서 있기만 해도 이유 불문하고 안전부로 끌고 가 구류장 생활을 시키는 등 돈데꼬들에 대한 집중단속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흥시 안전부는 이달 초부터 불법 환전은 물론 송금을 업으로 하는 환전상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발생 후 식량 판매와 무역을 국가 주도로 하면서 엄격히 통제하는 체계로 가고 있는데 최근 진행되는 환전상들에 대한 단속사업 역시 국가가 통화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국가는 개인들에게 국가 은행을 이용하도록 선전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돈데꼬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면서 “은행에 대한 신뢰가 없는 데다 돈데꼬들에게 하는 것보다 수수료도 비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함흥시에서 다른 도(道)로 돈을 보내는 경우 은행은 송금 수수료로 5%를 떼지만, 개인 환전상들은 3%의 수수료를 받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송금하면 은행은 5만 원을, 개인 환전상은 3만 원의 수수료를 뗀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쌀 1kg 벌이도 어려운 시국에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곳과 거래하지, 돈을 더 주고 거래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이 때문에 돈데꼬들과 거래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국가는 이를 막기 위해 돈데꼬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함흥시 안전부는 큰손으로 불리는 환전상들의 집에도 불시에 들이쳐 가택 수색을 벌이고 있고, 그들을 안전부로 잡아가고 있는 데다 그들과 연계된 새끼 환전상들까지 모두 단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큰손 환전상들을 체포하는 것은 다른 환전상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줘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데 목적이 있다고 소식통은 분석했다.

특히 새끼 환전상들은 돈데꼬 장에 종일 서서 외화를 거래하고 이를 큰손 환전상들에게 되팔아 얻은 이윤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큰손 환전상들이 붙잡히면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북한 국경 지역에서도 환전상들에 대한 단속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회령시 안전부가 이달 초 소문난 돈데꼬 2명을 체포해갔고 자택을 수색해 나온 돈까지 모두 몰수했다”면서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돈데꼬 장에는 사람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고 일부 돈데꼬들은 집에서 몰래 안전원들의 눈을 피해 가면서 조심스럽게 거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소식통은 “내륙지역에 있는 탈북민 가족들도 남조선이나 중국 등에서 보내온 돈을 개인 돈데꼬들을 통해서 받으려고 하지 은행 거래는 하지 않는다”면서 “은행과 거래하면 기록에 남아 미행이 뒤따르고 감시가 더 심해질뿐더러 수수료도 개인보다 비싸 은행과의 거래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