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강화에 음지로 숨는 환전상들…北, 달러 흡수에 안간힘

소식통 “지방 은행들에서 시장 환율로 달러나 위안 환전해줘”…매도는 않고 매수만

/그래픽=데일리NK

최근 북한 주요 시장에서 일명 ‘돈데꼬’(환전상)들의 활동이 더욱 은밀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당국이 환전상을 통한 외화 거래를 통제·단속하고 주민들에게 공식 기관을 통해 환전하도록 종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7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 평안남도 평성, 황해북도 사리원, 평안북도 신의주 등 북한 주요 도시 시장에서 활동하던 환전상들은 최근 자취를 감추고 기존에 거래 이력이 있는 사람들과만 따로 연락해 별도의 장소에서 은밀하게 외화 거래를 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기존에도 개인 환전상을 통한 외화 거래를 금지해왔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암암리에 환전이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단속이 더 강화돼 환전상들이 더욱 음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지역 상업은행들은 공식 환율이 아닌 시장 환율보다 조금 더 비싼 값으로 달러나 위안을 환전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시장 환율이 1달러에 북한 돈 8300원, 1위안에 1200원이라면 은행에서 달러는 8330원에 위안은 1220원에 환전해 주는 식이다.

본보는 지난 9월에도 북한 은행들이 개인 환전상보다 높은 환율로 환전을 제공하면서 주민들의 은행 환전을 유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돈데꼬 강력 단속하고 주민들에겐 “은행서 환전해라” 종용)

북한 은행들이 두 달 넘게 시장 환율을 적용한 외화 매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시장 환율로 달러나 위안을 개인에게 매도하지는 않고 있다. 일방적으로 외화 매수만 실시하면서 주민들의 보유 외화를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욱이 최근 북한 당국은 개인 간 외화를 이용한 물품 거래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공식 외화 상점이나 백화점에서는 개인이 외화로 물건을 살 수는 있지만 소비자가 개인 상인에게 달러로 물건을 결제하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의 이러한 외화 관련 조치들은 환전 시장을 당국이 직접 통제하고, 부족한 외화를 개인을 통해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외화 통제 조치는 결과적으로 시장 환율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북한 시장의 달러 환율은 최근 3년 이래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본보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북한 원·달러 환율은 8500원이었으며, 신의주의 경우 지난달 중순 원·달러 환율이 86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일부 개인 유휴 외화가 당국에 흡수되고 있는 가운데 외화 구입 창구는 여전히 개인 환전상에게만 열려있다는 점이 시장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