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 인민반들에서 주민들에게 은행에서 외화를 환전할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지난달 하순 혜산시 인민반들에서 진행된 인민반회의에서 인민반장들은 ‘개인이 외화를 사용하다 단속에 걸리면 몰수는 물론 몇 배의 벌금과 법적 처벌까지 받아야 한다’면서 ‘처벌받은 뒤 후회하지 말고 딸라(달러)나 비(위안)을 보유하고 있으면 은행에 가서 환전하고 국돈을 쓰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주민들은 은행이 돈의 출처를 캐묻는 것이 불편해 개인 환전상들과 환전 거래를 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인민반장들은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니 마음 놓고 은행을 이용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특히 인민반장들은 ‘환율도 개인(환전상)들보다 높게 쳐주기 때문에 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은행에서 환전 거래를 하게끔 유도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 은행에서는 1위안을 1260원에, 환전상들은 1255원에 환전해주고 있다. 달러의 경우에는 은행이 1달러에 8350원, 환전상은 8320원으로 30원 차이가 난다.
예컨대 100위안을 은행에서 환전하면 북한 돈 12만 6000원을, 개인 환전상에게서는 12만 5500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금액 차이는 500원으로 아주 작다.
소식통은 “기본적으로 주민들은 환전 후에 법 기관의 주시를 받을까 두려워 은행에서 환전하는 것을 꺼린다”면서 “게다가 100위안에 50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누가 은행을 찾으려 하겠느냐”고 했다.
주민 대부분이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은 입쌀밥을 먹는 것조차 감시 대상이 되는데, 고작 몇 원 혹은 몇십 원 차이로 은행을 찾아 환전하려는 사람이 있을 리 만무하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최근 혜산시에서는 환전을 업으로 하는 이른바 ‘돈데꼬’들에 대한 안전부의 단속이 이어지고 있다. 강력한 단속으로 환전 시장을 위축시켜 외화를 환전하려는 주민들이 은행을 찾도록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혜산시 안전부, 돈데꼬 단속해 단련대에…환전 시장 위축)
다만 이에 대해 소식통은 “주민들이 은행과 거래를 하게 하려고 별의별 방법을 다 쓰고 있지만 은행에 대한 믿음, 신뢰가 없는 주민들의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중순 단속돼 혜산시 환전상들은 아직도 풀려나지 않은 상태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다른 때 같으면 빠르면 2~3일, 늦어도 일주일이면 풀려났는데 이번에는 열흘 넘게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실정에 현재도 돈데꼬들의 활동이 뜸하고 암암리에 거래하는 돈데꼬들도 한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