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신 건강 문제 있던 노동자 등 500여 명 열차·버스로 송환

소식통 "정신 질환자 관리하는 인원 따로 있었다...우울증 등 증세 보여 정상 작업할 수 없어"

화물열차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출발해 평안북도 신의주를 향해 가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코로나19 대유행으로 3년 7개월간 운행이 중단됐던 북중 간 여객열차가 지난달 31일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간 가운데, 이 열차에 북한 노동자 수백 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31일 오전 10시 반께 중국 랴오닝(療寧)성 단둥(丹東)에서 출발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로 들어간 여객열차는 객차 6량에 화물 1량까지 총 7량짜리 열차였다.

해당 열차에는 중국 전역에 흩어져있던 북한 노동자 300여 명이 탑승했으며, 이들은 대체로 건강에 이상이 있어 특별 관심 대상으로 분류됐던 사람들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코로나19 방역이 강화된 이후 노동자들이 기숙사와 작업장만 오가는 통제된 생활을 오랫동안 지속하면서 각 노동자 지구마다 심각한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인원이 적지 않았다.

소식통은 “150~200명의 조선(북한) 노동자가 채용된 한 공장마다 5~6명의 정신 질환자가 있어 이들을 관리하는 인원이 따로 있었다”며 “이들은 우울증, 조울증, 식욕 부진, 수면 장애 등의 정신 건강 이상 증세를 보여 정상적으로 작업을 할 수 없는 인원들”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식사도 하지 않고 종일 멍하게 있기만 해서 이들을 감시하지 않으면 혹여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봐 간부들이 이들을 관리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스스로 식사를 하지 않아 서너 명이 달라붙어 강제로 음식을 섭취하게 유도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중국에 체류하는 북한 노동자 중 심각한 우울증과 무기력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중국 내 北 노동자 우울증·무기력증 심각…정신과 진료 받기도)

지난해에는 북한 노동자들이 생활하는 기숙사 내에서 우울증을 겪던 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해 관리 간부들이 정신 이상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을 데리고 중국 병원 진료를 다니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진료비가 없는 데다 북한 노동자들이 진료받기를 거부해 통원 치료를 지속하지 못했다고 한다. 북한 노동자들 대부분은 정신 질환으로 진단받거나 약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까 봐 진료 자체를 꺼린다는 전언이다.

이에 북한 당국은 현지에서 관리하기가 어려운 정신 질환자를 우선 귀국 대상자에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 당국은 이날 여객열차 외에도 버스를 이용해 중국에서 일하던 노동자 200여 명을 송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현재 중국에 있는 조선 노동자들을 올해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귀국시킨다는 계획”이라며 “중국에 체류하던 인원이 워낙 많기 때문에 인력 교체에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