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강원도에서 보위원들이 권력을 남용해 자신들에게 배급된 강냉이(옥수수)를 농장에 가져가 쌀과 1 대 1로 맞바꿔가는 횡포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강원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최근 세포군을 비롯한 일부 군들에서 보위원들이 농장에 가 자신들이 배급받은 강냉이와 쌀을 1 대 1로 맞바꿔가고 있다”면서 “이는 일반 주민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보위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 식량 바꿔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강원도 일부 군의 보위원들은 3개월분의 옥수수를 배급받았다. 그런데 보위원들이 이를 쌀로 바꿔 먹으려 농장들에 자주 드나들면서 식량 바꿔치기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보위원들은 농장 간부들과 농장원들의 정치사상 동향을 감시하는 한편, 농장 작업반 반장과 분조장의 임명에도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작업반 반장으로 추천됐다고 해도 보위원의 평가가 좋지 않으면 임명될 수 없고 또 이들의 눈 밖에 나면 자식들의 앞길에까지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농장에서는 보위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부탁을 최대한 들어주려고 노력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로 세포농장의 한 분조장은 ‘강냉이와 쌀을 바꿔줄 수 있냐’는 담당 보위원의 부탁을 받고 50kg의 옥수수를 쌀로 바꿔줬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원들은 강냉이라도 배급받지만, 농장원들은 허리가 부러질 정도로 농사를 지어도 1~2개월 식량 확보밖에 하지 못한다”며 “그런데도 보위원들은 사회적 직위를 내세워 강냉이를 쌀로 바꿔가고 있으니 피땀 흘려 농사지은 농장원들은 쌀밥조차 제대로 먹어보지 못하는 실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쌀 대신 강냉이가 차려져도 농장원들은 누구 하나 불만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가슴앓이한다”면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보위원들에게 불만의 목소리가 닿기라도 하면 없는 죄도 만들어 씌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농장에서도 관리위원장이 분조장들에게 ‘강냉이와 쌀을 바꿔 달라는 보위원들의 부탁을 받았다’며 각 분조에 쌀 40kg씩을 옥수수와 바꿀 것을 지시했고, 분조장들은 그 지시를 묵묵히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올해는 다른 해와 다르게 강냉이와 쌀을 바꿔 달라고 부탁하는 보위원들이 많은데, 벼와 강냉이로 주던 배급을 요즘에는 전부 강냉이로만 주기 때문”이라면서 “보위원들은 권력을 행사하면 능히 강냉이를 쌀로 바꾸는 게 가능하기에 농장원들의 생활과는 관계없이 자기들의 욕심을 채운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북한)는 농촌이라고 해도 권력이 있으면 이렇든 저렇든 주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내서라도 살 수 있지만 농장원들은 아무리 고생해도 여기저기 뜯기기만 하니 평생 빈곤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강냉이와 쌀 가격이 거의 두 배나 차이 나는데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은 보위원들은 말 한마디로 쌀을 가져가니 농민들의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