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 악화한 나선서 충격 사건…개 사체 땅에서 파내…

주민들 식량난에 대한 불안감 호소…"인민들 행복한 삶 산다는 흰소리에 불만 커져"

북한 나선시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 최초 자유경제무역지대인 나선특별시에서도 주민들의 식량난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주민이 개 사체를 땅에서 파내 끓여 먹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민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는 전언이다.

10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나선시에서 한 주민이 죽은 애완견을 끓여 먹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 속에서 식량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죽은 애완견을 끓여 먹었겠느냐’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반려견을 ‘애완견’이라 부르고 있다. 1980년대 말부터 당 간부 등이 재력이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했고, 1990년대 중반부터는 반려견을 키우는 일반 주민들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개고기 섭취가 대중화된 북한에서도 반려견은 식용을 목적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한데, 최근 한 주민이 화교(북한에 사는 중국인)가 땅에 묻어 놓은 반려견 사체를 파내 끓여 먹어 주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한다.

실제 소식통은 “이달 초 나선시에 사는 한 주민은 한 화교가 키우다 죽은 애완견을 인근 산에다 묻는 것을 보고 그날 저녁 땅을 파헤쳐 죽은 애완견을 가져다가 가족과 함께 먹었는데, 이 일이 나선시 전체에 삽시간에 퍼졌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나선시 주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이 주민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렇게 했겠느냐’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번 일은 식량 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주는 단편적 사례”라며 “이렇게 어려운 식량 문제는 해결하지 않으면서 우리 인민들이 세상에 부럼 없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흰소리만 치고 있는 국가의 행태에 깰 대로 깨고 눈 뜰대로 뜬 주민들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