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평양에서 출발한 온성행 열차가 안내방송도 없이 멈춰 섰다가 다시 출발하면서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평양-온성행 열차가 정전으로 함경남도 구간에서 멈춰서서 하루를 머물러 있었는데 갑갑한 주민들이 열차에서 내려 일을 보다가 예고도 없이 출발한 열차에 타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열차가 멈춰선지 하루가 지나고 방송으로도 아무런 안내가 없자 열차 밖으로 나가 수돗가로 뛰어가거나 먹을 것을 구하려 근처 매점을 찾기도 했는데, 갑작스럽게 열차가 출발해버리는 바람에 미처 올라타지 못했다.
이에 멀리서 “세우라”고 소리치며 화를 내거나 달리는 열차에 손을 뻗쳐 올라타기를 시도하는 광경들이 펼쳐졌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한 주민이 달리는 열차를 따라 뛰면서 탑승구 손잡이를 겨우 잡고 승강대에 발을 올리려다 헛발을 디뎌 레일 쪽으로 확 밀려들어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 사태로 많은 주민들이 한겨울에 아무것도 없이 타곳을 헤매게 됐다”며 “이들은 일상 여행으로 떠난 주민들이 아니라 먹거리 구입이나 가족 사망, 출장 등으로 떠난 주민들로, 무책임한 열차 일꾼들과 나라에 대해 비난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실제 열차에 타지 못해 격분한 주민들은 “평양에서 온성까지 하루가 넘게 열차에 머물러 개고생을 하며 가야 하는 일이 수십 년간을 이어져 오고 있는데도 나라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폭탄을 퍼붓듯 마구 비난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전압이 조금만 낮아도 견인기들이 제구실을 못해 주민들이 밤을 꼴딱 지새우며 고통받고 있는데도 나라에서는 해마다 철도 계획을 100% 수행했다고 거짓말한다”면서 “이 나라 열차는 모두 소달구지나 같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밖에 주민들은 제대로 된 안내방송을 하지 않고 떠나기 바로 직전에 ‘잠시 후에 열차가 떠난다’는 말을 남긴 열차 일꾼들의 무책임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열차 일꾼들은 “전기가 오는 시간을 우리가 알 수도 없으며 또 언제 전기가 끊길지 모르는 상황이라 빨리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을 늘어놓으며 책임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번에 벌어진 사건들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아 주민들만 피해를 본 것으로 끝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