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했던 1호 특각 경비 군인, 장마당서 꽃제비 생활하다 붙잡혀

탈영 이유에 대해 "잠이 그리웠다"고 진술…탈영 당시 소지하고 있던 무기 분실해 수색에 총력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의 한 초소에 군인이 서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지난달 말 자모산 1호 특각 주변 도로에서 경비 근무를 수행하던 중 무장 탈영해 행방불명됐던 호위사령부 81여단 소속 군인이 결국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탈영한 81여단 소속 19세 남성 하급병사 리모 씨는 이달 4일 늦은 저녁 평양시 은정구역 배산동 시장 근처 국밥 매대 앞에서 호위사령부 보위부 사복 체포조에 의해 붙잡혔다.

그는 국밥집 매대에서 구멍탄을 갈아주고 밥을 얻어먹고 있다가 체포됐는데, 호위사령부 보위부 조사에서 ‘탈영 후 고향집으로 가면 즉시 붙잡힌다고 생각하고 당분간 부대(평성)에서 가까운 평양시 은정구역 시장에서 꽃제비 생활을 이어가려고 했다’고 밝혔다는 전언이다.

또한 리 씨는 탈영한 이유에 대해 “꽃제비가 돼서라도 푹 자고 싶을 만큼 잠이 그리웠다. 빨래 담당 병사, 보초 근무 대체 병사로 더는 살기 싫어 생활제대될 것을 각오하고 도망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호위사령부 보위부는 리 씨에게 구멍탄 갈이와 같은 잡일을 시키고 밤에 매대에서 잘 수 있도록 허락한 국밥집 매대 주인을 불러들여 탈영 이후의 상황 파악에 나섰다.

국밥집 매대 주인은 조사에서 ‘그가 군복과 군화를 건네면서 이것을 팔아 자신을 며칠만 도와달라 사정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또 매대 주인은 “‘모두 군품인데 어디서 났냐’고 물으니 그가 자신을 방랑아라고 하면서 ‘군대가 자는 숙박집에서 훔친 것이다. 공짜로 숨겨달라고 안 할 테니 며칠만 도와달라’고 했다. 그 말을 믿고 군품의 값어치만큼 일주일 정도만 먹여주고 재워주려고 했던 것이지 호위국 군인일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리 씨가 탈영 당시 소지하고 있던 자동보총과 탄창 주머니, 공탄 등을 근무지역 인근 야산에 버렸다고 진술해 81여단 전체가 수색에 나섰으나 아직 찾지 못한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무기 분실을 1호 신변 안전 문제와 직결된 사안으로 취급하고 있는 호위국으로서는 특히 이번 사건이 수도 평양과 인접한 평안남도 평성시 자모산 특각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분실 무기를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며 수색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호위사령부 하전사가 장마당에서 꽃제비로 생활하면서 국밥집 구멍탄을 갈아주고 며칠간 연명했다는 것이 배산 장마당 장사꾼들을 통해 삽시에 소문으로 퍼졌다”며 “호위사령부 보위부는 즉시 평안남도 보위국에 의뢰해 장사꾼들에 대한 입단속에 나섰고 기관, 인민반, 장마당 보위부 요원들을 동원해 분실된 무기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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