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살림집 건설을 성과로 내세우기 위해 주민들을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내몰며 공사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건설 현장에 투입된 주민들이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크게 다치는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최근 평양시 화성지구 건설에 동원된 19살의 건설부대 군인 1명이 일주일간 탈영해 평양시 여러 구역 집을 두드리고 도적질로 휘젓고 다니다가 잡히는 일이 있었다”면서 “지난 16일 건설장에서 진행된 공개 사상투쟁 이후 이 군인은 군 노동단련대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군인의 탈영 사유는 장시간, 고강도 노동과 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열악한 식사 조건이었다.
실제 화성지구 건설장에 동원된 군인, 주민들의 노동 시간은 기본 오전 7시부터 저녁 6시까지로, 점심시간 1시간 제외하면 하루 총 10시간이다. 다만 저녁 식사 이후 2시간의 야간 연장 작업이 필수라 사실상 하루 12시간씩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내내 일하고 일요일 하루는 휴식하는데, 일요일에도 애국적 투쟁이나 좋은 일 하기 소행을 한다면서 소단위로 건설장에 나가서 미처 끝내지 못한 작업을 하거나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주 6일 72시간 넘는 노동에 시달리는 것도 모자라 유일한 휴식일인 일요일에도 잔업에 나서 사실상 일주일 내내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식사로 나오는 음식마저 부실해 건설에 동원된 군인, 주민들 속에서는 “일하는 거야 그렇다 치고 먹는 거라도 잘 보장되면 좋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노동자들의 근로 시간이 하루 8시간, 3주 평균 주 48시간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이 노동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화성지구 건설 현장에 동원된 군인, 주민들은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노동자, 사무원, 군인 모두 생활비(월급)는 자기 기존 단위, 부대들에서 자신이 받던 만큼 그대로 받는다”면서 “더 힘든 노동에 동원된다고 해서 보수가 올라가거나 달라지는 것은 없고, 모두 국가 애국 노동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화성지구 건설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안전교육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규정에 주 1회 안전교육을 하라는 내용은 있으나 대부분 형식적으로 진행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에는 1호(김정은 국무위원장)가 참석하는 완공 행사와 다음 단계 행사를 앞당겨야 한다면서 건설에 박차를 가하던 중 한 평안북도 돌격대원이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큰 사고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그는 4일간 구급치료 후 입원 치료 없이 (연고지로) 보내졌다”며 “중앙에서도, 도에서도, 그가 원래 소속된 기관에서도, 임시 소속된 돌격대에서도 다 거들떠보지 않아 아내가 평안북도 당위원회와 돌격대 정치부에 신소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사고에 대한 보상 체계는 따로 없다”면서 “단위별로 보상해줘야 하나 제대로 된 모범사례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