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국경 봉쇄로 촉발된 경제난에 최근 들어 탈북을 시도하는 주민들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CCTV를 중심으로 한 감시는 강화되고 국경 접근시 사격 명령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목숨을 건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23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자강도 중강군에서 탈북을 시도하던 남성 두 명이 도강(渡江)을 하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들은 20대 초반과 후반으로 사촌지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20대 초반의 남성은 하전사로 군복무 중인데 군인임에도 불구하고 배급이 적어 굶주리다보니 중국에 가서 돈을 벌어 오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대 후반임에도 벌이가 없던 사촌형을 설득해 도강을 감행했으나 압록강에 발을 내딛은지 얼마 되지 않아 국경경비대에게 발각돼 그 자리에서 체포됐다.
이들 중 20대 후반의 남성은 교화소로 보내졌고 탈북의 권유하고 도강 계획을 세웠던 20대 초반의 남성은 관리소(정치범수용소)행 처분을 받았다. 그가 현역 군인인데다 탈북을 주도했기 때문에 가중 처벌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만 실제로 탈북에 성공해 중국으로 넘어와 숨어 지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40대 초반의 여성이 양강도 혜산에서 중국 지린(吉林)성 창바이(長白)로 탈북했다.
이 여성은 도강 시도 중 국경경비대에 단속돼 체포될 뻔했지만 군인들에게 뇌물을 주고 위기를 모면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여전히 밀수와 탈북을 막기 위해 강력한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5000위안(元, 한화 약 91만 원) 안팎의 뇌물을 주면 검열도 피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군인들이 그보다 적은 돈을 받고도 도강 시도를 눈감아주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단속을 해야 하는 군인들도 경제 사정이 여의찮다 보니 뇌물을 받고 이탈 행위를 은닉해주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때문에 최근 들어 밀수 시도도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지난달 말 밀수를 시도하던 북한 경비정이 중국 공안의 총격을 받고 북측으로 되돌아가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中 코로나 방역 완화 틈타 밀수 나선 北 군인들, 총격에 달아나)
내부 소식통은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든데 아직도 국경이 막혀 있으니 목숨을 걸고라도 도강이나 밀수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군인들도 밀수를 하고 뇌물 받고 도강도 눈감아주는 분위기라 국가에서 단속을 강화한다 해도 이를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