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방역 완화 틈타 밀수 나선 北 군인들, 총격에 달아나

11월부터 북중 국경서 밀수 시도하는 北 선박 증가…소식통 "경비대에 돈 쥐어주면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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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국경 지역 북측 연안에 정박돼 있는 북한 경비정의 모습 ./사진=데일리NK

중국이 코로나 방역 수위를 완화하면서 북중 국경 지역 밀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북중 국경 지역에서 밀수를 시도하던 북한 선박이 중국 공안의 총격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21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북한 배 한 척이 중국 랴오닝(療寧)성 단둥(丹東)시 인근 연안까지 접근했다가 중국 경비정의 총격을 받았다.

이에 당시 배에 타고 있던 5~6명의 북한 주민 중 1명이 가슴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그러나 중국 공안이 쏜 총은 실탄이 아니라 고무총이어서 다행히도 총을 맞은 주민이 사망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고 방송에도 자리를 뜨지 않던 해당 북한 선박은 중국 공안의 총격 이후 바로 북측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박은 북한 경비정으로, 국경 경비 및 밀수 단속을 해야 하는 국경경비대가 직접 밀수에 나서 불법 이득을 취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결과 중국 공안으로부터 총격을 받은 배는 평안북도 철산군을 출발해 중국 남방으로 가서 밀수품을 거래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으로 경비정에 타고 있던 군인들은 모두 보직 해임됐고 정장은 하전사로 강등된 후 현재 군사 재판을 받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로 국경을 봉쇄한 후 현재까지 밀수를 강력히 처벌하고 있어 중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김정은 “非승인 밀수, 군법으로 처리” 국가보위성에 명령)

한편, 중국에서 코로나 방역이 완화되기 시작한 지난 11월부터 북중 국경 연안에서 밀수를 시도하는 북한 선박이 급증했다고 대북 소식통은 설명했다.

중국의 코로나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중국인들의 외부 출입이 자유로워져 밀수 가담자들이 물건을 구하거나 거래에 직접 나서는 것이 이전보다 쉬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에서는 코로나 방역으로 인해 민간 선박을 출항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민간인이 국경경비대나 보위원을 끼고 밀수에 나서거나 국경경비대 또는 보위부가 직접 밀수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최근 북한 밀수자들이 중국에 판매하는 물건들은 다양한데, 약초처럼 비교적 값싼 품목을 거래할 때도 있지만 동, 구리, 금 등 값비싼 광물을 밀거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북한 밀수자들은 중국 측 밀수자들과 공해상에서 물건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북한 측 선박이 중국 연안까지 접근해 거래가 이뤄지는 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밀수를 못 하게 해도 국경경비대에 인민폐(중국 돈) 2000~3000원(한화 약 38~56만원)을 쥐여 주면 일반 사람들도 중국하고 밀수를 할 수 있다”며 “오히려 중국에서 북한하고 접촉하는 걸 공안들이 강하게 단속하니까 힘든 것이지 북한에서는 경비대만 뚫으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