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년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1월 8일)의 생일을 공식적으로 기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존과 비교할 때 특별히 새로 추가된 기념일이나 국경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NK가 최근 입수한 2023년 달력(외국문출판사 刊)을 보면 김 위원장의 생일엔 김일성(4월 15일)과 김정일(2월 16일) 생일과 달리 별도의 설명이 없었다. 평일이 아닌 일요일로 휴일이지만, 기념일로는 지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집권한 지 10년이 지났으며 나이도 어느덧 40대에 들어섰지만 특별하게 기념일로 정하지는 않은 모습이다.
북한은 김정일의 33번째 생일이었던 1975년 2월 16일부터 그의 생일을 임시공휴일로, 그다음 해인 1976년에 정식 명절 공휴일로 지정됐다. 이후 그의 생일이 민족 최대 명절로 격상된 것은 1995년이었으며 2012년 ‘광명성절’로 명명됐다.
김정일의 사례에 비춰볼 때 김 위원장의 생일을 국가 명절로 지정하는 것도 큰 무리는 없으나 북한은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외형, 행동, 복장을 따라하며 그를 우상화 모델로 삼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이 만 50세가 되는 2034년쯤 그의 생일을 국가 명절로 지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김일성의 생일은 50회(1962년)를 맞아 임시공휴일로 지정됐으며 1968년에 정식 공휴일이 됐다. 이후 북한은 1972년 김일성 환갑을 계기로 그가 태어난 날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정했으며 1997년에서야 ‘태양절’로 공표했다.
또한, 2023년 북한 달력에는 새롭게 추가된 기념일이나 국가 명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국제부녀절(세계여성의날, 3월 8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4월 25일), 조선소년단 창립절(6월 6일), 선군절(8월 25일), 공화국 창건일(9월 9일), 어머니날(11월 16일) 등이 휴일로 지정됐다.
지난 10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식수절을 기존 3월 2일에서 3월 14일로 변경한 부분은 달력에 반영됐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10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기존 식수절(3월 2일)을 결정한 중앙인민위원회 정령을 폐지했다. 그러면서 1952년 3월 14일이 ‘김일성 주석이 6.25 미군 폭격으로 파괴된 산림을 전 군중적 운동으로 복구하기 위해 교시를 내린 역사의 날’이라고 강조하며 식수절 날짜를 변경했다.
북한의 내년 휴일은 일요일을 포함해 총 69일로 올해와 같으며 한국보다는 이틀이 많다.
한편, 북한은 내년 정주년(5, 10년 등 꺾이는 해)을 맞은 기념일이 올해보다 적은 만큼 열병식, 군중대회 규모가 이번 해보다는 다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북한이 내년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고 공언한 만큼 김일성 생일(4월 1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4월 25일) 즈음 대규모 행사를 기획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