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봉쇄 중심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는 조치를 잇따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 당국이 대중(對中) 무역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에 나섰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2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15일 모든 무역기관에 ‘내년 상반년 무역사업 예견안(계획서)을 이달 말까지 올려보내라’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이번 조치는) 수입 물자를 들여와야 하는 순서를 정하려는 의도도 있다”면서 “각 도(道)와 무역기관에서는 현실성 있는 수출계획과 꼭 필요한 수입계획을 잘 구성해서 올려보내야 한다”고 신신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당국은 ‘중국의 코로나 정책’과 ‘중국 내 봉쇄 완화’를 거론했다고 한다. 가능성이 높아진 중국의 국경 봉쇄 해제에 맞춰 교역량 확충 전략을 사전에 마련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셈이다.
다만 당국은 ‘그렇다고 당장 국경을 개방하거나 세관을 확 열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드 코로나’ 선언 이후 중국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등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중국이 봉쇄완화를 보인다고 해서 (북중) 국경지역에서 무모하게 지방별, 단위별, 무역회사별로 국가비준과 승인이 없는 무역사고를 낸다면 가장 철저하고 강력하게 행정적 처벌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의 지시에 따라 함경북도에서도 가능성 있는 무역 사업안을 마련하고 경쟁력이 있는 수출 품목을 정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일단 바다가 가깝다는 특성상 마른 짝태, 포장 게살, 건조 조개살을 준비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한다. 또한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식품인 마른 송이버섯, 절인 송이버섯, 건강 약초들도 수급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도 무역기관에서는 산하 단위의 수산기관들에 냉동명태, 청어, 가재미, 도루묵들의 현재 재고량을 확인하면서도 수산기지 선박을 출항시켜 어로 작업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도 자체적으로는 수출생산 준비에 나선 공장기업소에 10시간 이상의 교차 생산시간을 보장할 데 대한 문제를 토의하고 있다고 한다. 즉, 전력 및 설비 등 제반 사항을 검토하는 한편 수산물 가공작업에 필요한 여성 노력을 모집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여기서 수산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2371호)에 따라 수출이 금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