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세대마다 파고철 100kg씩을 바치라는 지시가 내려져 주민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에 “지난 3일 청진시 은혜동에서 인민반 회의가 진행됐다”며 “이 회의에서는 12월 10일까지 세대당 파고철 100kg씩 바치라는 과제가 포치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시 인민위원회는 앞서 긴급 동사무장 회의를 열어 인민반 세대들에 파고철 수매 과제를 추가로 내리라고 지시하면서 12월 10일까지 이를 무조건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이후 진행된 각 인민반 회의에서는 “이번 파고철 과제는 국방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주민이 애국심을 가지고 한 세대도 빠짐없이 지정된 날짜까지 무조건 집행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점이 강조됐다는 전언이다.
북한은 매해 파고철을 비롯한 1년분의 각종 수매 과제를 인민반 세대들에 내리고 분기마다 총화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의 과제 수행을 평가하고 있다.
특히 청진시에서는 지난 9월 초 올해 4분기 파고철 과제를 앞당겨 수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주민들이 상당히 시달렸는데, 이번에 또다시 중앙의 지시라며 세대당 100kg의 파고철을 추가로 바칠 것을 강요해 주민들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청진시 은혜동의 한 주민은 본보에 “현물도 없고 현금도 없어 4분기 과제도 아직 바치지 못했는데 또 100kg를 내라고 하니 처음에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며 “1kg도 아니고 100kg의 파고철이 어디 있느냐. 아무리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도 말도 안 되는 과제를 주민들에게 부과하는 것은 너무한 것 같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청진시 수성동의 한 인민반에서는 “현물이 없는 세대들은 현금으로 10만 원을 대신 바쳐도 된다”는 내용이 포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수성동의 주민들 속에서는 “진짜로 파고철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돈을 거두기 위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인민반이라는 게 사람들에게 세외부담을 시키려 만들어진 조직인지, 인민들의 생활을 보살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모르겠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한다.
북한이 국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여러 가지 명목으로 사회적 과제를 부과해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갑작스럽게 엄청난 과제를 내려 주민들이 더욱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사회주의 건설, 국방력 강화 명목으로 내려지는 사회적 과제에 우리가 언제까지 희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나라에서는 인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주민들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으니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