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벼 이삭을 줍던 40대 부부가 경비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평성시 운흥리에서 벼 이삭줍기에 나섰던 40대 김모 씨와 그의 안해(아내)가 경비원 3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며 “김 씨는 폭행으로 갈비뼈를 여럿 다치고 안해는 손과 머리에 타박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씨 부부는 사건 당일 저녁 9시경 농장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떨어져 있는 벼 이삭을 주웠다. 그런데 가을걷이가 끝나지 않은 논밭 옆에서 이삭을 주운 것이 폭행의 발단이 됐다.
당시 경비원들은 “벼 가을이 끝나지 않은 밭 옆에서 왜 이삭줍기를 하느냐”며 김 씨 부부를 추궁했고, 김 씨는 “가을걷이가 끝나지 않은 밭에만 들어가지 않으면 되지 않는가, 아무렴 농사꾼이 벼를 훔치겠는가”라고 말하며 경비원들과 말다툼을 벌였다.
이후 양측 간에 고성이 오가면서 주변에 있던 경비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결국 집단 폭행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 경비원들을 말리던 김 씨의 아내까지 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전언이다.
운수, 운반기재가 부족한 북한에서는 가을이면 농장원들이 볏단을 등에 지고 나르는데, 그러다 보면 땅에 벼 이삭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때문에 협동농장들에서는 벼 수확이 끝나고 농장원들과 지원자들을 동원해 2~3차례에 걸쳐 땅에 떨어진 벼 이삭줍기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씨 부부는 가을걷이가 아직 끝나지 않은 논밭 옆에서 이삭을 주웠고, 이에 경비원들에게 지적받다가 폭행까지 당하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가을이면 주민들이 이삭줍기하다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난달에도 한 주민이 귀가하면서 이삭줍기하다가 규찰대에 단속돼 2시간 넘게 주운 이삭을 모두 뺏기는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난해에도 곡물 단속이 심했지만, 올해처럼 가을 초부터 폭행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밭에 있는 곡식을 도둑질한 것도 아니고 먹고살기 위해 옆에 떨어진 이삭을 주운 것이 그렇게까지 맞을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비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김 씨 부부는 현재도 거동에 불편을 호소하며 집에서 요양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