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책에 불만 품었다며 무역국 간부 체포… “제물로 바쳤다”

주민 동향 파악 나선 국가보위성, 본보기 처벌 위해 붙잡아…가족들은 사중 감시 받는 중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 모습. /사진=데일리NK

국가의 무역정책에 불만을 품은 함경북도 무역관리국의 한 일꾼이 국가보위성 검열조에 의해 비공개 체포돼 현재 구류된 상태로 알려졌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13일 “함경북도 무역관리국에서 일하는 무역수입과 과장이 국가의 비상방역 방침과 무역 방침에 불만을 품고 정책을 시비하고 헐뜯은 것으로 지난달 말 국가보위성 검열조 성원들에게 비공개 체포돼 도 보위국 구류장에서 예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보위성은 국경봉쇄로 생활난에 직면한 주민들 속에서 국가정책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자 주민 동향 요해(파악)에 들어갔다.

그 결과 국경을 봉쇄한 것은 전염병보다 사망자를 더 많이 만들어낸 무자비한 정책이었다면서 이제라도 봉쇄를 풀어 국경을 열어야 한다는 주민들의 토로와 열변이 보위부의 주민 동향 자료에 가장 많이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몇몇 주민들은 국가의 봉쇄, 격폐 중심의 방역 정책을 두고 ‘무역 없이 못 사는 국경의 많은 사람을 굶겨 죽이고 쓰러지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거의 모든 주민이 영양실조로 고생하고 있다’는 등의 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또 어떤 주민들은 ‘우리나라라고 코로나를 피할 수 있느냐’, ‘이렇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오도 가도 못하게 만들어놓고 결국 주민들이 먹지 못해 죽게 만들었다’면서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데 통제는 왜 하느냐’는 등 국가정책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위성은 본보기로 처벌하기 위해 갑작스러운 국가 봉쇄에 거액을 손해 보고 중국 대방에게는 사기꾼 취급을 받게 된 것에 화가 나 평소 국가정책에 불만이 많았던 도 무역지도국의 한 과장을 출근길에서 비공개 체포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은 최근 주민들의 동향 보고 자료를 받고 국가정책을 제멋대로 해석하고 이러쿵저러쿵하는 인민들의 입을 틀어막아야 한다면서 시범겜(본보기)으로 처벌하기 위해 직접 내적으로 수사를 했다”며 “국가보위성이 내려왔다면 벌벌 떨고 무서워하니 주민들을 위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도 보위국 주요 직책에 있는 한 간부 말에 의하면 국경과 마주하고 자본주의 물을 많이 먹은 함북도민을 다스리려고 국가보위성이 직접 내려와 일을 꾸몄다”면서 “지금 사람들이 굶어 죽는 상황에서는 간부들도 내적으로 국가정책을 비난하는 것이 일상인데 모든 주민을 다 잡아갈 수 없으니 한 사람을 잡아 죽이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번 도 무역관리국 간부 체포 사실을 아는 다른 주민들 역시 ‘불만이 많은 인민들을 다 죽일 수 없어 무역국 간부를 제물로 바친 것’이라며 수군거리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소식통은 “체포된 무역지도국 간부는 정치범으로 낙인찍힐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가족들은 보위부와 안전부, 속한 조직과 인민반의 사중 감시를 받고 있고 심지어 인민반에서는 주변의 5세대가 동시에 이 집을 감시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