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중앙군사위 확대회의서 ‘용산 대통령실’ 타격 전략 논의됐다

[당중앙군사위 뒷이야기①] '03분 타격' 용어 꺼내들기도…전선부대 SRBM 배치 문제도 언급돼

북한이 지난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재 하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 2일 차 회의를 진행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회의에서는 당의 군사 전략적 기도에 따라 조선인민군 전선(전방)부대들의 작전 임무를 추가 확정하고 작전계획을 수정하는 사업과 중요 군사조직 편제 개편과 관련한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 용산 대통령실 타격 전략이 논의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은 “인민군 전선부대의 작전임무에 추가하기로 한 중요 군사행동 계획 중 하나가 남측의 용산 대통령 집무실 타격 작전”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겨지면서 남측 수뇌부 타격을 위한 작전 계획을 변경했고, 이를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에서 보고했다는 것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지난 24일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개최 사실과 함께 이번 회의에서 전방(전선) 부대의 작전임무 추가 확정, 전쟁억제력을 높이기 위한 중대 문제 심의 및 승인, 군사조직편제개편안 비준 등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용산 대통령실 타격 전략을 논의하면서 ‘03분 타격’이라는 용어를 꺼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시작되면 3분 안에 용산 대통령실을 비롯한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등 우리 군의 핵심 통제 체계를 초토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회의에서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지하 벙커는 물론이고, 수도방위사령부 내부의 B1 벙커까지 3분 안에 초토화할 수 있다는 언급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서는 북한 전선부대들에 남측 대통령 집무실을 비롯한 주요 군사시설 집중 타격을 위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배치하는 문제도 논의됐다고 한다.

그러나 탄두부에 소형핵탄두를 탑재한 것이 아닌 재래식 미사일로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합참 청사까지 3분 안에 초토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전문가들도 재래 무기로는 3분 안에 용산을 선제공격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북한이 가진 재래 무기로 서울을 초토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북한의 소형핵탄두 개발이 어느 정도 되어 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이를 실전화하기 위해 북한 입장에서는 7차 핵실험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단거리미사일 탄두부에 소형핵탄두를 탑재한 것이 아니라면 남측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을 빠른 시간 안에 초토화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북한은 ‘국방과학발전 5개년 계획’ 안에 소형핵탄두를 완성해 실전화하는 계획을 1순위 과업으로 두고 핵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당 내부에서도 이를 위해 올해 안에 7차 핵실험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기면서 남측 대통령실에 대한 기밀 자료를 수집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는 북한 내부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은 “통전부(통일전선부)에 남측 청와대 담당 부서 인원이 70명에 달한다”며 “국가보위성 전파감독국보다 많은 인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많은 인력이 우리 대통령실에 대한 첩보 활동에 집중돼 있다는 얘기다.

북한 당국은 상당히 오랜 기간 청와대 내부 구조와 설계 등을 비롯해 많은 기밀 자료를 축적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옮겨져 관련 정보를 다시 수집해야 하는 상황이다.

북한 당국은 용산의 새 대통령 집무실에 관한 정보를 축적하려면 기존 청와대 정보 수집에 들였던 만큼의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남조선(한국) 수뇌부 내부를 완전히 파악하는데 4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때문에 이번 (당중앙군사위) 회의에 단번에 남조선 수뇌부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이 논의된 것”이라고 말했다.